[김기자의 V토크] 아픈 손가락으로 토스 올려 연패 탈출 이끈 한국전력 하승우
손가락 부상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막을 순 없었다. 한국전력 세터 하승우가 투혼을 발휘해 팀의 9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한국전력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남자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21, 22-25, 25-23, 23-25, 16-14)로 승리했다. 한국전력(7승 13패·승점23)은 지난해 11월 29일 삼성화재와의 2라운드 경기 이후 42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누리며 9연패에서 벗어났다.
하승우는 3라운드 들어 3경기에서 결장했다. 골절상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승우가 엄살이 심하다"고 웃었다. 수비를 하다 바운드된 공이 부상을 입은 왼 엄지에 맞아 쓰러졌기 때문이다. 고통을 호소한 하승우는 한참 동안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하승우는 "이기니까 괜찮은 거 같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토스할 때 엄지에 맞으면 많이 아프다. 엄지에 닿지 않게 토스를 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를 하다 미스가 많이 나는 것 같다. 엄지를 못 쓰고 패스하다 보니 실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하승우는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권영민 감독도 "뼈가 다 붙지 않았는데 뛰겠다고 해 고맙다"고 했다. 하승우는 "내가 경기를 뛰고 싶다고 해서 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감사하다. 믿어주신 만큼 기대에 걸맞게 보답해야 했는데, 최근 몇 경기 5세트에서 똑같은 패턴으로 져서 이겨내보고 싶었다. 감독님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세터는 코트 안에서 리더 역할도 해야 한다. 하승우는 "5세트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에게 '똑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계속 지고 있다. 똑같이 지면 바보'라고 말했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말자고 했는데 힘들게 이겼다"고 했다.
세터 출신 권영민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선 "나를 좀 믿고 맡겨주시는 거 같아요. 경기를 하면서 실수를 할 때도 있지만, 옆에서 도와준다. 기술적인 부분은 이미 연습 과정에서 만들었고, 경기 때는 편하게 해준다"고 전했다.
하승우는 5세트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그는 "손가락에 맞는게 무서워서 블로킹도 못 뜨고 있고, 우리카드전에서 발목이 돌아가서 점프도 잘 안 됐다. 그러다 보니 팀에 피해가 되더라. 아프더라도 제대로 뜨려고 했다. 운 좋게 하나 걸렸다"고 머쓱해했다.
지난 시즌까지 우리카드에서 활약했던 하승우는 개막을 앞두고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됐다. 한전이 기대주 김지한을 내줄 정도로 하승우를 강하게 원했다. 하승우는 "(친정팀이다 보니)경기 전에는 아무래도 설렘은 있는데, 경기 들어가서는 아무 생각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막 전 다크호스로 꼽혔던 한국전력은 1라운드를 3위(3승 3패)로 마쳤다. 그러나 3라운드 전패를 당하는 등 부진하면서 5위로 처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봄 배구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하승우는 "이 분위기 그대로 가서 연승으로 올라갈 거라고 믿는다. 오늘 원정 경기인데도 팬들이 많이 오셨고, 응원소리가 커서 우리 팬들이 많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더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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