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g로 사망한 뇌 질환 모친…아들은 한 달간 우유만 줬다
뇌 질환을 앓는 60대 모친을 1년 넘게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정재오 부장판사)는 10일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40)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모친 B(60)씨가 뇌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상태임에도 2020년 5월 7일부터 1년 동안 B씨를 거의 매일 집에 혼자 놔두고 외출했다.
옷에 용변을 볼 수밖에 없었음에도 씻겨주지 않았고, 특히 이듬해 6월 한 달여 동안은 B씨에게 끼니를 제대로 주지 않고 우유만 줘 체중이 30㎏ 상당으로 야위게 해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결국 병원으로 옮겨진 모친 B씨는 영양실조 상태에서 발병한 폐렴으로 사망했다.
1심은 “직계존속에 대한 유기 행위는 그 패륜성에 비춰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다만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주말에도 직장에 출근하면서 홀로 부양을 맡아온 점, 장애인지원센터를 방문해 상담하는 등 나름의 대책을 세우려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머니가 혼자 끼니 해결이 어려워지자 요양병원에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상태가 위독해지자 병원에 모셔가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이뤄졌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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