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밑 식물농장·단지 내 유리 온실… 아파트 ‘조경 전쟁’ 후끈
팬데믹으로 집콕 생활이 늘어난 지난 3년간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건설업계의 ‘조경 경쟁’도 치열하다. 건설사들은 앞다퉈 특화 브랜드나 상품을 개발해 환경·거주자 친화적 조경을 신규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선보인 식물원카페 ‘플랜트리움’은 정원을 즐기며 샐러드를 먹고 차도 마실 수 있도록 한 복합 휴식공간이다. 단지 중심에 대형 온실형 구조물을 설치해 접근과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주차장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지하층 LED 식물농장은 채소를 직접 채취해 샐러드 등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플랜트리움 하부 미디어월과 야외 데크공간이 1층으로 이어져 계절별로 분위기에 맞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상층부에는 나무와 꽃들 사이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조성했다.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 반려식물을 맡길 수 있는 식물호텔과 병원도 설치했다.
외관은 햇볕과 바람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유리로 감싼 삼각형 철골구조물로 설계했다. 건물 내부 높이 차이와 상 하부 입면의 환기창을 통해 식물 생장에 필요한 기류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했다. ‘정원 같은 지하주차장’을 콘셉트로 한 ‘바이오필릭 주차장’도 개발했다. 이 주차장의 지하 1층은 햇볕과 바람을 끌어들여 나무, 초화류 같은 실제 식물을 심는다. 지하 2층 이하에는 들어오는 햇빛의 정도에 따라 반양지 식물, 음지식물, 조경석 등을 갖춰 자연환경에 근접한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는 외부공간 혁신 프로젝트 ‘자이스케이프’로 공용 공간과 조경 등 외부 공간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스케이프는 모든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 시나리오와 거주 경험을 살펴 외부공간과 시설물을 맞춤 디자인하는 개념”이라며 “공급자가 아닌 거주자 중심의 시각에서 자연과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통과 교류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물 위에 떠있는 구름을 형상화한 건축물인 과천자이 ‘티하우스 스톤클라우드’다. 유리 외피를 통해 주변 풍경을 담아 건물이 조경의 일부가 되도록 하고 건물 내 티하우스에서 외피 사이 데크, 연못 위 징검다리와 보더가든, 산책로가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이 건축물은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관하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 ‘IDEA 2022’에서 동상(브론즈)을 수상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새로운 조경상품 ‘네이처 갤러리’를 개발해 현재 공사 중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단지 래미안원베일리부터 적용하고 있다. 네이처 갤러리는 ‘그랜드 포레스트’ ‘쉐이드 라운지’ ‘그랜드 레이크’라는 3가지 테마 공간으로 구성된다.
그랜드 포레스트는 단지 안에 숲의 경관을 조성하고 자연이 중심으로 자리하는 동선을 구축한다. 나무로 둘러싸이도록 해 외부로부터의 시선 개입을 최소화하고 공간 내 시설물도 자연 소재를 활용한다. 쉐이드 라운지는 그동안 조경 디자인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주동 후면부 또는 동 사이 음지 등에 공간별 생육환경에 적합한 식물을 자연스럽게 배치한 공간이다. 포토스팟과 소품을 설치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애용하는 세대가 즐겨 찾도록 할 계획이다. 그랜드 레이크는 대규모 수경공간에 갤러리와 스탠드 등을 배치하고 외곽으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한다.
롯데건설은 ‘취향을 담는 조경’이라는 콘셉트로 ‘그린바이그루브’라는 브랜드를 내놨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조경 분야에도 차별성을 두고자 조경 상품을 아우르는 브랜드를 론칭했다”며 “일상 속에서 삶의 영감을 전달한다는 콘셉트 아래 취향을 다채롭게 담는 조경 공간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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