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30여년 만의 연극 출연… 배우로서 자극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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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레드'(Red)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대사량이 많고 익숙지 않은 단어들이 자주 나와서 완벽하게 외울 수 있을지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든 차 안에서든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개막 이후에도 매일매일 공연 시작 전에 대본을 읽습니다."
그는 "얼마 전 이순재 선생님이 연출 및 출연하는 연극 '갈매기'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이 내게 '대사를 외우느라 힘들었겠어. 이제 함께 연극 해야지?'라고 하셨다"면서 "배우는 연기하던 배역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필요하다. '레드'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연극 무대에 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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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레드’(Red)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대사량이 많고 익숙지 않은 단어들이 자주 나와서 완벽하게 외울 수 있을지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든 차 안에서든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개막 이후에도 매일매일 공연 시작 전에 대본을 읽습니다.”
TV 사극 드라마에서 ‘왕 전문 배우’로 꼽히는 배우 유동근(66)이 연극 무대에서 화가로 변신했다. 지난달 20일 막을 올린 연극 ‘레드’(~2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미국 추상표현주의 대표 화가 마크 로스코를 연기하고 있는 유동근은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라운드테이블에서 “연극은 방송이나 영화와 달리 매번 같지 않다는 게 묘미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깨우치는 자극을 얻었다”고 말했다.
존 로건이 쓴 ‘레드’는 뉴욕 시그램 빌딩 벽화에 얽힌 마크 로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작업실을 배경으로 로스코와 가상 인물인 조수 켄이 등장하는 2인극이다. 자의식에 사로잡혀 새로운 흐름인 팝아트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로스코와 그런 그의 닫힌 태도를 지적하는 켄의 논쟁이 펼쳐진다. 유동근은 “극작가 로건의 대본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던 로스코가 결국은 새로운 흐름을 인식하는 모습을 매우 이성적으로 그리고 있다”면서 “나는 극 중 비극적으로 느껴지는 마크 로스코를 좀 더 인간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더블 캐스팅된 정보석 씨가 치밀하고 빈틈없는 마크 로스코를 그리는 것과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유동근의 이번 무대는 2019년 동료 배우 정보석이 연기한 ‘레드’를 관람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로스코의 대사가 정말 매력적이었고, 정보석 씨의 연기 역시 멋있었다. 그래서 로건 작가의 대본을 직접 구해서 읽었다”면서 “이후 (제작사인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의 제안과 격려로 이 작품에 출연하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시에 부탁해서 다른 사람보다 3주 먼저 연습을 시작했으며 발성 코치를 구해서 연극에 맞는 호흡과 화술 등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유동근은 1977년 극단 민중극장에서 단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1980년 TBC 방송 공채 탤런트로 들어갔으나 그해 군부의 방송 통폐합으로 TBC가 KBS에 통합되면서 출연 기회를 얻지 못하자 엘칸토 소극장에서 연기를 다듬는 시기를 가졌다. 그는 “방송작가인 유열 선생님이 나를 안타깝게 여겨서 연극 무대를 연결해줬다. 1986년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연극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에서 나중에 아내가 되는 전인화를 처음 만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내가 연극을 할 당시엔 극단 막내는 명동에 포스터를 붙이는가 하면 공연에서 각종 소품을 정리하는 등 온갖 일을 다 했다. 이번에 공연하면서 스태프들을 보면 옛날 생각도 나지만 예전과 달리 분업화된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30여 년 만의 연극 출연에 유동근은 앞서 프레스콜에서 “첫 아이의 탄생”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거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레드’를 계기로 앞으로 무대에서 그를 또 볼 수 있을까. 그는 “얼마 전 이순재 선생님이 연출 및 출연하는 연극 ‘갈매기’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이 내게 ‘대사를 외우느라 힘들었겠어. 이제 함께 연극 해야지?’라고 하셨다”면서 “배우는 연기하던 배역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필요하다. ‘레드’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연극 무대에 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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