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담당 외교 차관 "IRA 관련 韓 우려 진지하게 받아들여"
한국을 찾은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담당 차관이 10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 "법안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법안을 집행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맹의 우려에 대해 계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의 IRA 관련 발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경제 담당 외교 차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이날 협의에선 내년 3월 확정 예정인 IRA의 세부 규정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그간 한·미 간 진행해온 협의를 바탕으로 미 재무부의 하위 규정 준비 상황을 평가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완화하고 호혜적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계속해 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미 의회를 통과한 IRA의 전기차 보조금 관련 조항에 따라 한국산 전기차의 경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정부는 한국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하위 규정이 마련되도록 미국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엔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되는 한국산 전기차에는 보조금 혜택을 주는 추가 지침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 차관은 이날 협의 전반에 대해 "올 한 해 경제 안보, 기술 동맹으로서 한·미가 같이 추진해 나갈 협력의 방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차관도 "핵심 광물 파트너십, 신흥 기술 공동 개발 및 연구, 공급망 회복력 촉진 등을 논의했다"며 "이 같은 이니셔티브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인 한국과 향후 더 긴밀히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여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상당한 인도적 지원에 감사를 표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간 시설에 가혹한 공격을 가하면서 에너지 부족으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우리의 노력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에게도 관련 역할을 주문한 거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미국은 유럽에 대한 LNG(액화천연가스) 지원을 한국에 요청했지만 정부 유관 부처는 국내 수급 사정을 들어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이날 협의는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7차 한미 고위급 경제대화(SED)에서 합의한 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올해 들어 미 국무부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페르난데스 차관은 11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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