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석, 극과극 반응..."연쇄범죄 혐의자" vs. "정적 죽이기"

이경태 2023. 1. 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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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입장 발표 두고 여야 입씨름... 국민의힘, 민주당 지도부 동행 비판도

[이경태, 이희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무치(無恥, 부끄러움이 없음)의 '이재명 출두'를 보며 제가 되레 부끄럽습니다."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치졸하고 악랄한 탄압의 칼날 앞에 선 당대표의 곁을 함께 지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도리입니다."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현직 제1야당 대표의 헌정사상 첫 검찰 출두 발언에 대한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조사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두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치탄압·표적수사' 주장에 "피해자 코스프레"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한 장면 같다" 등 험한 말을 쏟아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를 적극 두둔하면서 이번 수사를 '윤석열 정부의 정치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국힘 "이재명, 사법적 관점에서 일개 연쇄범죄 혐의자일 뿐"
  
 10일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인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직후 관련 논평을 연달아 냈다. 주로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 "소환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쿠데타" 등 이 대표의 검찰 출두 발언을 겨냥한 것이었다(관련 기사 : 헌정사상 처음... 이재명 "사법리스크 아니라 검찰쿠데타" http://omn.kr/22asf ).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는 이 대표의 말처럼, 법치주의 국가에서 사법적 절차에 맞선 잘못된 반헌법적 역사의 한 순간이 민주당으로 인해 완성된 듯하다"면서 "소환조사가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고 우기는 이 대표의 뻔뻔한 강변에 혀가 내둘러질 지경"이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대장동, 백현동,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광고비 의혹 등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이며, 오늘 검찰 출석은 시작에 불과한 과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다른 논평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직전 발언은) 후안무치(厚顔無恥)라는 단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뻔뻔함의 극치"라며 "이 대표는 사법적 관점에서 '성남FC 비리' '대장동 비리' '변호사비 대납 비리' 혐의 등을 받는 '일개 연쇄범죄 혐의자'일 뿐"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 오늘 이 대표 검찰 출석 현장은 '파렴치'와 '비상식'이 지배했다. 반성해도 부끄러워해도 모자랄 판에 민주당의 전 당력이 총동원했다"며 "단군 이래 최대 '범죄 비호 세력'의 준동(蠢動)이라 규정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무도한 '범죄 방탄 정치' '범죄 비호 정치'는 국민적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따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 대표의 발언을 저격하고 나섰다. 특히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본인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자신의 검찰 수사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고초에 비유했다"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신 분들의 이름을 지금의 상황에 올리는 것은 분명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과 본인의 개인 비리를 동일 선상에 놓고서 노골적으로 진영대결을 부추기는 모습에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욕 보이는 일"이라며 "이 대표는 개인의 자격으로 정정당당히 재판을 받으시라. 그리고 정치를, 특히 국민을 위한 행정을 방탄국회의 볼모로 삼는 일을 중지하시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전형적인 정치보복 기획수사, 대통령의 한때 경쟁자라 겪는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까지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대한 당 차원의 논평을 따로 내진 않았다. 다만, 이 대표와 함께 성남지청을 찾았던 민주당 의원들은 따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밝히면서 이 대표에게 힘을 싣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보통 사람의 일이라면 대한민국 검찰이 이 정도로 무도하고 부당하게 나올 수가 있었을까"라며 "한 사람의 사건에 검사와 수사관 수백 명을 투입하고 압수수색만 수백 번을 실시한 전례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아니 세계사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남FC 건만 해도, 무혐의로 마무리된 사건을 윤석열 검찰이 대선 끝나자 억지로 다시 끄집어내서 기소를 미리 결정해놓고 꿰어 맞추고 있는, 전형적인 정치보복 기획수사 아니냐"라며 "평범한 개인이라면 결코 이렇게까지는 겪지 않아도 될 일을, 대통령의 한때 경쟁자였고 야당의 현재 책임자이기에 이재명 대표는 억울하지만 묵묵히 감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건희 여사 수사는 왜 안 하나. 김건희 수사는 안 하는 거냐. 못하는 거냐"라며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정적 제거, 이재명 죽이기, 이 수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님도, 노무현 대통령님도 지키지 못했다"며 "이재명 대표는 지켜야 된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우원식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차분하게 묵직하게 소환에 임하는 입장을 밝힐 때는 더 없이 당당해 보였다"라며 "국민들은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에 이제는 속지 않는다. 정적 제거에만 몰두하며 역사를 퇴보시키는 정권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오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로 예정된 가운데, 지지자들이 다양한 피켓을 들고 모여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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