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경원, 저출산위 부위원장 사의...정치권 "남은건 출마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나 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더이상 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나 전 의원이 오늘 오후 직접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사직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3ㆍ8 전당대회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나 전 의원은 최근 당권에 도전할 뜻을 비치면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왔다.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맺으며 당대표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이 위원장인 위원회의 직을 맡으면서 당대표도 하려 한다면 국민 정서에 바람직한지 비판이 들어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핵심부의 거듭된 압박에도 침묵하던 나 전 의원이 사퇴로 방향을 튼 데엔 이날 오전 윤핵관 이철규 의원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비공개 회동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동 후 나 전 의원은 출마 여부에 “고민 중”이라고만 했고, 이 의원은 “의미있는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의 만남은 지난 주말에 이어 이날 두번째였다.
결국 두번의 회동에도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나 전 의원이 마이웨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 측은 “대통령실 인사 등이 나 전 의원을 거칠게 몰아붙여 퇴로의 여지를 막았다”며 “이 의원과의 대화에서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반면에 친윤 중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는 거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사직서 제출이 곧 출마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에게 남은 선택지는 전당대회 출마밖에 없다”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나 전 의원이 일단 부위원장직을 사퇴한 뒤 잠시 시간을 가지면서 공식 출마 여부를 마지막으로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나 전 의원이 전격 출마를 선언하면 여론조사 1위 나 전 의원과 윤심(尹心)을 앞세운 김기현 의원이 접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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