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가요 뷰] 국악도, 트로트도 세계로…한계 없는 '글로벌' 진출의 의미

박정선 2023. 1. 10. 13: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케이팝은 아이돌 음악으로 대표된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블랙핑크,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등 아이돌 그룹의 활약이 이어지면서다. 그런데 최근엔 한국의 정서를 담고 있는 국악과 트로트 등도 세계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데일리안DB

트로트 가수 임영웅은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해온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를 2월 11일과 12일 양일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시어터에서 개최한다. 할리우드에 위치한 돌비시어터는 3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객석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장소로 상징성이 있다.


이에 앞서 송가인은 지난 2019년 ‘미스트롯’ 우승팀으로 한 차례 미국 투어를 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판타지 스프링 이벤트 센터에서 ‘2022 연가 미국 콘서트 다시 만난 우리 기다림 끝에’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5월부터 이어오고 있는 전국 투어의 일환이다.


두 사람 외에도 최근 트로트 가수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쉽게 공연이 무산됐지만 트로트 가수 영탁의 경우 당초 이달부터 애틀랜타,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4개 도시에서 콘서트 투어를 계획하기도 했다. 또 홍진영의 경우 미주 콘서트 투어를 계획과 함께 지난해에는 영어 가사로 된 ‘비바 라 비다’, 미국 팝가수 프롤리와 협업한 ‘걸 인 더 미러’를 발매하기도 했다. 이 역시 해외진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옛것’으로 치부되는 국악 장르의 활약도 예사롭지 않다. 앞서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라는 제목의 영상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 이희문, 국악 밴드 잠비나이 등 젊은 국악인들이 이미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국악인’ 프로젝트로 캘리포니아 뮤직비디오 어워즈에 출품한 바이올린 연주자 시타 최(최보람)와 장구 연주자 김지혜로 구성한 듀오 그룹 사위의 ‘새로운 의식’은 해당 시상식에서 ‘베스트 월드 뮤직’ 부분에서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에 앞서 2020년에도 이 프로젝트 작품인 ‘흑살풀이’가 영국 런던 인터내셔널 뮤직비디오 어워즈 ‘베스트 댄스 뮤직비디오’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국악과 트로트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기존의 정통 트로트, 정통 국악을 바탕으로 하곤 있지만 타 장르와의 적극적인 충돌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미 트로트의 경우 나훈아, 남진, 설운도, 주현미 등이 미국에서 공연을 진행했고 국악 역시 과거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해외 진출의 전성기를 열기도 했지만 이 지점이 과거와 현재의 차이다.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이들의 활동을 촉진시킨 면도 있다.


다만 아직은 규모 면에선 국내에서의 공연을 따라가긴 힘들다. 트로트는 대부분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아직까지 현지 팬들을 유입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진출을 이뤄냈다는 점과 현지 팬들의 인식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공연 관계자는 “현재 북미나 유럽 등에선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드라마와 영화, 아이돌은 물론 한국적인 색깔이 짙은 트로트나 국악 공연에 있어서도 인식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사람들은 한국의 흥과 한에 반응한다”면서 “실제로 콘서트를 열 때마다 매진을 기록하는 팀이 적지 않다. 이는 우리 음악이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물론 ‘한국적’이라는 것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정서를 이해하기엔 외국인들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정 정서를 지닌 음악은 단순히 경제적 가치로만 본다면 정체성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의 정서를 지키면서도 외국인이 접근하기에도 무리가 없을만한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