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부터 포스팅까지…이정후의 2023년 스타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5)는 어느 때보다 바쁜 연말연시를 보냈다.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타격 5관왕을 차지한 터라 거의 모든 시상식장을 ‘주인공’ 자격으로 찾아다녔다. KBO MVP와 외야수 골든글러브는 물론 각종 트로피 수상으로 11월과 12월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이처럼 바쁜 와중에도 무거운 숙제까지 해결했다. 미국 진출 방법을 놓고 키움과 논의했던 이정후는 최근 구단으로부터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해도 된다”는 재가를 받았다. 내년 FA 신분으로 빅리그의 문을 두드릴 수도 있지만, 키움의 배려로 1년 빨리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놓게 됐다.
집안 대소사도 책임졌다. 최근 있었던 자신의 여동생과 절친한 친구 고우석의 백년가약을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와 함께 맞이했다.
이렇게 쉴 틈 없는 연말연시를 보낸 이정후가 이제 본격적인 2023년 준비를 위해 9일 미국으로 떠났다. 아직 비시즌 기간이지만, LA에서 3주간 먼저 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안고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정후에게 2023년은 야구 인생의 항로가 결정될 시간이다. 바로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원대한 포부다. 일단 첫 번째 단추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꿴다. 생애 처음으로 참가하는 이번 WBC는 사실상 쇼케이스라는 평가다. 빅리그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프로 데뷔 초창기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많은 국제대회를 누볐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그리고 2021년 도쿄올림픽까지 거의 매년 나라를 대표했다.
그러나 이번 WBC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앞선 대회와 달리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직접 주최하는 만큼 미국 진출을 꿈꾸는 이정후에겐 자신의 가치, 즉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와 다르빗슈 유, 스즈키 세이야 등 다른 나라의 메이저리거들과도 힘을 겨뤄볼 수 있는 대회가 바로 WBC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국가대표팀은 다음달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소집된다. 이정후는 이달까지 LA에서 몸을 만든 뒤 키움의 스프링캠프를 잠시 거친다. 이어 이강철호로 합류하며 태극마크를 달고 WBC를 준비한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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