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강국’ 이제 끝났나...경상수지 또다시 적자전환
10일 한은은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2000만달러(약772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1년 전 68억2000만달러 흑자에 비해 74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11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243억7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누적 흑자인 822억4000만달러의 약 30%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23개월(2020년 5월~2022년 3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외국인 배당이 겹치며 적자를 냈다. 그 다음 달인 5월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넉 달 뒤인 8월 지난해 두번째 적자(3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리고 9월과 10월은 흑자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각각 15억8000만달러, 8억8000만달러로 흑자 규모가 많이 줄어들더니 결국 11월에는 다시 한 번 적자전환했다.
항목별 수지 중에서는 상품수지가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총 1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에 비해 감소폭만 76억4000만달러였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었다. 먼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3% 감소한 523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부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반도체로 통관 기준 28.6%나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화학공업제품(-16%), 철강제품(-11.3%)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25.5%나 줄어들며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고 그 뒤로 동남아(20.7%), 일본(17.8%) 순으로 수출이 줄었다.
반대로 지난해 11월 총 수입액은 538억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0.6% 늘었다. 원자재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증가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수입액(통관 기준) 증가율은 각 44.8%, 9.1%, 21.8%에 달했다. 이 밖에도 반도체(12.4%) 등 자본재 수입도 0.4% 늘었고 승용차(64%), 곡물(25.2%) 등 소비재 수입도 0.7% 증가했다.
서비스수지 역시 3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11월(-2억7000만달러)과 비교해 적자폭도 7000만달러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운송과 건설 그리고 지식재산권사용료를 제외한 여행, 가공서비스 등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는 4억8000만달러 흑자를 유지했지만, 1년 전보다 흑자 규모가 12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지난해 11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69.5%나 떨어졌기 때문.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는 전년 대비 2억8000만달러 늘어 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항목은 본원소득수지였다. 본원소득수지 2021년 11월(11억7000만달러)보다 2억6000만달러 증가한 14억3000만달러로 흑자 규모를 늘렸다.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3억6000만달러에서 7억5000만달러로 늘었는데, 이에 대해 한은은 배당 지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해 11월 동안 18억5000만달러 늘어났다. 직접 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32억4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5억5000만달러 늘었다. 증권 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40억8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14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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