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조국 등지고 돈 택하나…사우디 홍보 年5300억 더 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포르투갈)가 결국 돈 때문에 조국을 등지는 걸까.
AFP통신은 10일(한국시간) “호날두는 사우디에서 (연간) 4억 유로(5334억원)를 벌 것이다. 사우디의 2030년 월드컵 공동 유치를 홍보해 소속팀 연봉 외에 추가로 2억 유로(2666억원)를 더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날두은 지난달 31일 기본급과 초상권 수입, 인센티브 등을 포함해 매년 260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알 나스르에 입단했다. 그런데 연 수입이 2배 더 뛰었다.
이집트, 그리스와 2030년 월드컵 유치를 노리는 사우디가 호날두에게 홍보 대사를 맡겨 연수입을 4억 유로 이상으로 불려 준다는 소식이다. 알 나스르 소식통은 AFP통신에 “호날두는 사우디의 2030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를 맡아 추가로 2억 유로를 더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거래는 ‘MBS’라 불리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비롯해 알 나스르를 지지하는 왕족들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알 나스르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세계 최고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막대한 자금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에서 댔다. 앞서 PIF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사들이고,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출범한 바 있다.
보도대로라면 호날두는 2025년 여름까지 2년6개월간 알 나스르 선수로 뛰고, 이후 2030년까지 사우디 월드컵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를 맡을 전망이다. 그럴 경우 돈 때문에 조국을 배신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호날두의 조국인 포르투갈은 스페인, 우크라이나와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노리고 있다. 포르투갈 A매치 118골(196경기)에 빛나는 호날두가 ‘경쟁국’ 사우디를 지지한다면 조국 포르투갈을 등지게 된다. 쉽게 설명하면 한국과 카타르가 아시안컵 유치 경쟁 중인데, 한국 간판스타 손흥민(토트넘)이 카타르 유치 홍보대사를 맡는 셈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호날두의 사우디 월드컵 유치 홍보대사 부임설이 나오자, 일부 포르투갈 매체는 국가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호날두를 배신자 취급하기도 했다.
게다가 사우디는 스포츠를 통해 인권탄압국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스포츠 워싱(sportswashing)’을 노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국가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2018년 왕실을 비난하는 글을 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스포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 개선을 노린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호날두에게 이런 부분들은 크게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논란 속에서도 호날두는 계속해서 포르투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뛸 가능성이 높다. 9일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된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스페인) 감독은 호날두와 면담할 계획을 밝혔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아무래도 지난 (카타르)월드컵에 나갔던 26명 선수가 우선이 될 것이다. 호날두는 19년간 대표팀에 기여한 선수로 존중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호날두는 카타르월드컵에서 부진해 국가대표 입지가 좁아졌다. 특히 한국의 16강 진출 공신(?)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강인의 코너킥이 호날두 등에 맞고 떨어져 김영권 동점골에 빌미를 제공했고, 한국 진영에서 호날두의 다이빙 헤딩슛은 한국 수비가 걷어낸 것처럼 크게 빗나갔다. 한국 팬들은 호날두가 대한민국에 도움을 줬다며 ‘한반두(한반도+호날두)’란 새로운 별명을 붙여줬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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