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5일, 시골땅에서 2일... 이렇게 살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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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기자]
▲ 배 타고 떠나는 5도2촌 제주에서 배를 타고 전라남도 땅으로 간다. |
ⓒ 이효진 |
"여기가 대나무 숲이야? 뭐야? 이곳에서 무얼 한다고?"
우리땅 전체를 뒤덮고 있는 대나무들. 땅 속 깊이 촘촘히 뿌리를 내리고 하늘 높이까지 솟아있는 이놈의 골치거리 대나무들. 귀곡산장에 온 듯한 느낌. 우리 네 식구가 손에 손잡고 땅 위를 편히 밟고 거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니. '이 땅을 산 게 과연 잘한 결정인가?' 여전히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미덥지 못한 답답함만이 쌓여가고 있었으니. 이런 나에게 남편은 이야기한다.
"대나무가 골칫거리로 보이지? 아니, 대나무 덕분에 우린 이 땅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던 거라고. 그리고 이 대나무들. 싹 다 베어 버리면 그만이지. 나무만 바라보지 말고 전체적인 그림, 숲을 바라보라고."
▲ 우리 땅 안에 자리한 대나무들 수작업으로 대나무들을 하나 하나 베어내고 있다. |
ⓒ 이효진 |
아빠: "나만의 멋진 성을 만들 거야."
아들: "맘 편히 자전거도 타고 뛰놀 수 있는 나만의 운동장이 있었으면 좋겠어."
엄마: "이곳에 온실 같은 거 만들어서 텃밭을 가꾸는 건 어떨까?"
우리 가족: "미니 캠핑장을 만들어도 좋겠는데, 우리 가족만의 개인 캠핑장."
각자가 그리는 꿈의 모습은 제각각이라지만 결국은 하나로 통하는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 예전에는 내 집 마련이 꿈이었다면, 언젠가부터는 집에 대한 집착을 벗어던지게 된 듯하다.
미친 듯이 솟아오르던 집값. 하지만 비싼 집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다. 10년 전, 마당 넓은 집에서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더욱 그랬다. 전원생활을 누릴 때는 아파트생활을 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며 아파트 생활을 꿈꾸더니,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는 다시 또 땅에 대한 그리움이 생겨나더라는 거다. 아파트는 아이들이 집과 학교를 안전하고 편하게 오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왠지 모를 불편함을 가져다 주었다.
무엇보다 층간소음을 걱정하며 조용히 지내야 한다는 것. "좀 조용히 지내지 못 해"라는 아빠의 잔소리가 오갈 수밖에 없다. 글쎄, 이게 과연 우리에게 휴식을 주는 집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지. 집이란 가족들의 휴식처이자 즐거움을 전해 주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조심 조심 눈치를 살피게 되는 공간으로 존재하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다. 다시 전원생활로 돌아가게 됐을 때는 시골 안에서의 여러 불편함들로 인해 결국 또 다시 아파트를 찾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우리는 생각을 달리하기로 했다. 5도2촌의 삶.
"아파트에서 5일, 시골땅에서 2일을 지내는 삶도 꽤 매력있지 않아?"
"우리 가족만의 꿈의 놀이터를 만들자."
디즈니랜드, 에버랜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가족을 위한 우리 가족만의 멋진 꿈의 놀이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렇게 장기 플랜을 갖고 우린 하나 하나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 포클레인 작업 포클레인 그 위력을 알게 되다. |
ⓒ 이효진 |
"포클레인 찬스를 써야겠어."
3~4시간 동안 고되게 대나무 몇십개를 베어내던 수작업이 포클레인 작업으로는 단 1분만에 베어내어 버리는 장비의 위엄을 볼 수 있었다. 대나무를 걷어낸 그 자리, 우리 네 식구가 걷기 시작한다. 지금은 대나무들이 거의 없고 텅 비어 있는 공간이라지만, 언제간 채워질 먼 미래의 모습이 보이기에 괜찮다. 힘들어도 다시 해 보자. 이 땅 안에 우리의 꿈과 희망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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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유튜브 <프레디 아빠의 버킷리스트>에서도 영상으로 볼 수 있어요. 블로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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