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오늘 검찰 출석… 포토라인 서서 입장 밝힌다

최석진 2023. 1. 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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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관련 검찰에 출석한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제3자뇌물수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지도부 등 일부 국회의원들과 함께 검찰에 나와 검찰청사에 들어가기 전 이번 검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민주시민촛불연대 등 이 대표를 지지하는 진보 시민단체와 맞불 집회에 나선 보수 성향 시민단체 소속 회원들이 대거 운집할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현장 질서 유지를 위해 12개 중대 900여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만들어진 보도준칙상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의 출석 등 일체의 수사과정에 대한 촬영이나 중계방송은 불허되며, 각급 검찰청의 장은 검찰청 내 포토라인 설치를 제한하는 등 초상권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대표가 조사에 앞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직접 결정한 상황인 만큼 경찰의 질서유지선을 통해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 대표가 포토라인 앞에 서게 될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출석이 예정돼 있는 경기도 성남시 단대동 수원지검 성남지청 주변에 진보 시민단체와 보수 시민단체 소속 회원들이 모여들고 있는 모습./사진=김대현 기자

지난 주말과 전날까지 이 대표에 대한 질문 내용을 최종 점검한 검찰은 유 부장검사가 직접 조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 광주고검장 등을 거쳤던 박균택 전 법무연수원장이 조사에 입회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동안 후원금을 기부한 기업 관계자, 당시 성남시 공무원 등에 대한 조사에서 나온 진술과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물증 등을 토대로 각 기업의 현안 해결과 후원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 대표를 재차 소환해 조사하는 데에는 부담이 따르는 만큼, 이날 한 번의 조사에서 최대한 집약된 질문을 통해 이 대표 측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게 수사팀의 숙제다.

조사를 마친 뒤 이 대표 측이 진술 조서를 검토하는데 필요한 시간까지 고려하면, 이 대표의 동의 하에 이날 자정을 넘겨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의 구단주로 있으면서 기업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기업들로부터 수억~수십억원 거액의 후원금을 유치했다는 게 골자다.

실제 성남 일화 축구단이 시민축구단 성남FC로 바뀌면서 이 후보가 구단주가 된 뒤 두산건설, 네이버, 농협은행, 분당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성남시 관내 6개 기업은 2015~2017년 후원금·광고비 등 명목으로 총 160억원 상당의 후원금을 성남FC에 제공했다.

검찰은 이들 기업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낸 후원금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가 인허가권을 가진 각종 민원 해결의 대가라고 보고 있다. 가령 두산건설의 경우 2015년 11월 분당구 정자동 종합병원 부지(3000평)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 받아 막대한 이익을 봤다. 그밖에 나머지 기업들도 제2사옥 건축허가(네이버), 성남시 금고 연장(농협은행), 분당경찰서 부지 용도 변경(차병원) 등 현안 해결과 후원금이 대가 관계에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한편 제3자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뇌물죄 성립에는 필요 없는 '부정한 청탁'이 인정돼야 한다. 다만 대법원은 제3자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부정한 청탁'은 반드시 위법하거나 부당한 것이 아니더라도 "직무집행을 어떤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그 직무집행에 관한 대가의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청탁이라면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대표와 후원금을 낸 기업 간에 현안 해결의 대가로 후원금을 기부한다는 사실에 대한 상호 인식과 양해가 있었는지가 제3자뇌물죄 성립을 좌우할 핵심 포인트다.

검찰이 이 대표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에 나설지, 아니면 불구속 기소를 고려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검찰의 판단대로라면 성남FC 사건의 수뢰액이 커 성남FC 사건만으로도 충분히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앞서 노웅래 민주당 의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실상 체포동의안 통과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대장동 사건 역시 이 대표에 대한 조사만 남은 상황이다. 검찰이 성남FC 사건을 먼저 마무리하고 대장동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지, 아니면 성남FC 사건에 이어 대장동 사건에 대한 조사까지 벌인 뒤 비슷한 시기 동시에 사법처리에 나설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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