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가 배후? 美 "브라질, 인도 요청하면 진지하게 처리"

박현영 2023. 1. 1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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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브라질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일어난 폭동과 관련해 그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보우소나루는 지난해 대선 패배 후 연말부터 미국 플로리다에 체류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 머무는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인도해 달라는 브라질 정부의 공식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진지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신병 인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멕시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현재까지는 보우소나루와 관련해 브라질 정부로부터 어떠한 공식적인 요청도 받지 못했다"면서 "그런 요청을 받는다면, 우리는 늘 하던 대로 처리할 것이다.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북미 3국 정상회의 참석차 멕시코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 중이다. 설리번은 보우소나루 소재와 관련해선 "내가 알기로 우리는 보우소나루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의 행방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 등 언론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보우소나루가 최근 올랜도에 있는 식당과 식료품점 등에서 목격됐다고 전했다.

미 공영라디오(NPR)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부인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편이 2018년 선거 유세 중 복부를 찔린 부상으로 인한 복통 때문에 플로리다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에서 일어난 대선 불복 폭동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작년 말부터 플로리다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미국이 범죄자들의 도피처가 돼선 안 된다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보우소나루의 미국 체류 지위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A 비자(외교관 비자)로 입국한 사람이 더는 자기 정부를 대표해 공식 업무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미국을 떠나거나 30일 이내에 비자 지위 변경을 요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자 지위 변경 요청은 국토안보국에서 해야 하며, 만약 개인이 더는 미국에 체류할 근거가 없으면 국토안보국의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젠 대통령이 아닌 보우소나루가 비자를 변경하지 않고 머물면 원칙적으로는 추방도 가능하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특정 개인의 비자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대선에서 패하자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결과에 불복했다. 전날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에 몰려가 집기를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은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한 사태와 유사점이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1·6 의사당 난입 사태' 배후 세력이 브라질 시위를 지원하거나 부추긴 것으로 보이는 연결고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에 관한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 관련 정보를 얻게 된다면 여러분 모두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해 지난 1일 취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측은 폭동 배후로 보우소나루를 의심하고 있지만, 보우소나루는 의혹을 부인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조만간 이번 사태에 관해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리번 보좌관은 밝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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