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면 안 됨" 한반도 추락 가능성 있다던 美위성 떨어진 곳

정혜정 2023. 1. 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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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오전 11시 31분쯤 재난안전문자를 보내 ″12:20~13:20 사이 한반도 인근에 미국 인공위성의 일부 잔해물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다. 사진 트위터 캡처

9일 오후 한반도 인근에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미국 지구관측 위성 'ERBS'가 알래스카 부근 바다로 완전히 추락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미 우주군은 "미 지구관측위성이 9일 오후 1시 4분쯤 알래스카 서남쪽 베링해 부근(위도 56.9도, 경도 193.8도)에 최종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최종 추락 지점이 국내 우주환경감시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이 예측한 경로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전날 천문연이 수행한 궤도 분석상 추락 예측 범위에 한반도가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날 오전 7시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우주위험대책본부를 소집했다.

이후 이날 오전 11시 31분쯤 "오늘 12:20~13:20 사이 한반도 인근에 미국 인공위성의 일부 잔해물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시간 외출 시 유의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대국민 재난안전문자를 보냈다.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된 후 트위터 등에는 "하늘 보며 걷다가 떨어지면 피하면 되나" "재난문자인데 별일 아니라는 듯 보내네" "위험하니까 우주 낙하물 구경하러 가지 마세요" "인공위성 잔해물은 방사능 오염 위험성이 있어 만지면 안 됨" 등 의견이 게시됐다.

한 네티즌은 "인공위성은 언젠가 추락하고 대부분 잔해는 바다에 떨어지며 그중 99%는 추락 중 불에 타 소실된다"며 "사람 머리 위로 떨어질 확률은 1조분의 1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미 항공우주국(NASA)은 ERBS의 추락을 처음 예고하면서 "지구상의 그 어떤 사람에게라도 피해가 돌아갈 확률은 대략 9400분의 1로 매우 낮다"고 밝힌 바 있다.

ERBS는 1984년 10월 5일 챌린저 우주왕복선에서 발사된 뒤 지구 열복사 분포를 관측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 무게 2450㎏의 지구 관측 위성이다.

당초 임무 기간은 2년이었지만 2005년 은퇴할 때까지 21년간 지구 대기를 관측했으며, 그동안 성층권에서 태양 자외선을 차단해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오존층이 차츰 옅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1987년 오존층 파괴물질 규제를 골자로 하는 '몬트리올 의정서' 체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RBS는 이후 지구 궤도를 계속 선회하면서 점차 중력에 이끌려 조금씩 지구에 가까워지다가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이날 추락했다.

수명을 다하거나 고장 난 위성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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