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부 풍자 그림 전시회에…김기현 “저질 표현물, 주관한 野 반성해야”
국민의힘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은 9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을 풍자한 그림 전시회가 국회사무처에 의해 철거된 것에 대해 “저잣거리에서도 하지 않는 저질 표현물 전시회”라며 “행사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민주당이나 다름 없는 무소속 의원들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체의 윤 대통령 내외가 칼을 휘두르는 상상화 등이 포함됐다고 하는데, 오죽했으면 자당 출신 이광재 사무총장마저 철거를 결정했겠나”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 의원은 “표현의 자유와 예술을 빙자하여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선정적인 그림으로 정치적 조롱을 일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탄핵 국면에서 국회에 전시됐다가 젠더 차원 논쟁이 불거졌던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그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여 공세를 포함하여 모든 정치적 행위에는 소위 상식에 입각한 ‘금도’라는 것이 존재한다”며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품격이라는 게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전시를 주최한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서울민예총)을 겨냥해 “지난해 6월 문재인 정부와 진보 진영 인사들을 비판했던 언론인들을 소재로, 이른바 ‘기자 조롱 캐리커쳐’ 전시회도 진행한 바 있는, 예술단체가 아니라 특정 정파의 전위대로 활동하는 정치 단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년 전 한국민예총이 국가보조금 횡령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차제에 감사원은 국민 혈세가 최근 서울민예총에 지원된 적은 없는지, 어떻게 집행됐는지 면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세금이 저런 저질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몰두하는 사이비 예술 단체에 지원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13일까지 5일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굿바이전(展)인 서울전’ 전시회는 전날(8일) 밤 국회사무처에 의해 철거됐다.
굿바이전은 서울민예총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민형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공동주관했다. 전시회에는 작가 30여명의 정치 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전시 작품에는 상의를 탈의한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긴 칼을 휘두르는 대형 세로 작품이 전시회 초입에 설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사무처는 내규에 위배되지 않는 그림을 전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주최측이 이를 어겼다고 보고 자진철거 요청을 했으나 응답이 없자 철거를 집행했다고 한다.
이에 민형배 무소속 의원 등 전시회를 공동주관한 야권 의원들은 국회사무처를 “풍자로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겠다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다”며 “국회의 본질적 역할을 망각한 채 예술인을 억압한 국회사무처의 야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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