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공 지나간 美위성, 알레스카 인근 바다 추락

미 우주군 “베링해 부근 추락” 최종 발표

미국 지구관측위성 ‘ERBS’의 한반도 추락 가능성이 제기된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예측 궤도를 주시하며 선박 안전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지구관측위성 ‘ERBS’이 알래스카주 인근 바다에 추락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9일 밝혔다. 이 위성의 한반도 추락 가능성에 따라 이날 국내에서 경계경보가 발령됐고,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미 우주군은 “자국 지구관측위성이 이날 오후 1시4분쯤 알래스카주 서남쪽 베링해 부근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추락 지점은 위도 56.9도, 경도 193.8도다. 과기정통부는 추락 지점에 대해 “우주환경감시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의 예측 경로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ERBS는 1984년 10월 미국 챌린저 우주왕복선에서 발사된 무게 2450㎏의 지구 관측 위성이다. 당초 2년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지만, 2005년 퇴역할 때까지 21년간 지구 대기를 관측·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오존층이 옅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구의 수많은 정보를 인류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지만, 오랜 임무를 수행하고 추락하는 과정에서 이날 한반도 인근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돼 국내에 혼란을 불러왔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오전 7시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ERBS’가 낮 12시20분부터 오후 1시20분 사이에 한반도 인근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낙하 추정 시간대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추락 예상 시간대 청사 내 비상안전상황실에서 피해 상황 파악을 위한 긴급상황회의를 주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후 “‘ERBS’ 잔해물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RBS’의 완전한 추락 사실은 미 우주군의 발표로 최종 확인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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