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배구단 논란에 바람 잘 날 없는 흥국생명
1월 2일 흥국생명 여자배구단을 이끌던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동시 사퇴했다. 흥국생명 구단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지 않아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단장도 동반 사퇴한다”고 밝혔다.
대외적인 표현은 사퇴지만 사실상 ‘경질’과 다름이 없다. 권 감독이 물러날 이유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흥국생명 배구단은 현재 현대건설 뒤를 이어 정규 시즌 2위를 달리고 있다. 관중 동원은 1위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복귀와 함께 팬들을 끌어모으며 인기와 성적을 동시에 잡았다. 권 감독은 지난 시즌 6위였던 팀을 1년 만에 2위까지 끌어올리며 지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갑자기 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제가 뭐 일을 저질러 경질된 거라면 억울하지라도 않겠다”고 말했다.
팀을 잘 이끌던 감독이 순식간에 경질되자 팬들은 흥국생명 고위층의 개입이 있는 것 아니냐며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선수단 반발도 거세다. 경질 이후 김연경을 포함한 흥국생명 선수단은 구단주와 직접 만나 경기 보이콧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홍보대사’ 노릇을 톡톡히 했던 흥국생명 배구단이 오히려 이미지를 망치는 ‘문제아’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배구연맹 게시판에는 ‘흥국이 흥국했다’ ‘흥국은 왜 프로배구에 먹칠을 하나’등의 글이 올라왔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2호 (2022.01.11~2023.01.17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