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心 몰이 vs 수도권 연대론…나경원은 '막판 고심'
윤상현 "안철수와 정치적 동지"
"나경원 출마하라" 청년당원 촉구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김영원 기자] 국민의힘 당권 경쟁 레이스가 본격 막이 오르면서 후보들간 신경전도 과열되는 양상이다. '친윤' 의원들을 앞세워 김기현 의원이 세몰이를 해나가는 가운데 '수도권 대표론'으로 무장한 안철수·윤상현 의원의 '안윤 연대'가 반격에 나섰다. 저출산 정책 문제로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을 냈던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당대표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김기현 의원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캠프 개소식을 열었다. 시작 전부터 건물 내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포함한 전·현직 의원 및 당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정 부의장은 "우선 화합으로 잘 끌고 갈 수 있는 인물이 이번에 당의 대표가 돼야 한다"면서 "김 의원은 원내대표로 여소야대 그 힘든 정국에서 원대를 아주 무난하게 잘 이끌어오신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당내 중진·원로 총출동…MB "尹 성공 위해 김기현 앞장서야"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온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당대표가 그 살벌했던 전쟁터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우리 당원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던 순간에도 눈 깜짝할 사이에 새로운 화합과 단결 만들어낸 인물이 바로 김기현"이라며 "갈등과 분열의 에너지를 통합과 승리 에너지로 승화시킨 대선 전쟁의 장수가 김기현"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축사를 보냈다. 이 전 대통령은 "통합과 단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하나 된 국민의힘'을 만들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김기현 의원이 앞장 서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축사는 김예령 캠프 대변인이 대독했다.
수도권 대표론을 겨냥한 듯 김 의원은 "대표가 지역 출신 어디냐를 갖고 논의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 생각한다"며 "바로 직전 총선 때 황교안 대표가 수도권 출신이었지만 우리당은 참패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정말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선발하고 균형감 있는 리더십을 꼭 내년 총선에서 보여드리겠다"며 중도·서민층을 위한 정책을 통해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 당대표 출마 공식 선언앞서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께 힘이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그는 윤석열 정부 성공 밑거름이 되는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민심을 잘 아는 안 의원 자신이 차기 당대표 적임자라고 자평했다. 안 의원은 "민주당은 내년 총선 최전선이 수도권이란 사실을 이미 절감하고 준비를 끝냈다"면서 "우리도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영남에 기반을 둔 수도권 3선 의원"이라며 "누구보다 중도, 스윙보터의 마음을 잘 안다. 누구보다 2030 세대 마음을 잘 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또 자신을 윤석열 대통령의 ‘연대보증인’, ‘운명공동체’라고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법조 출신 대통령과 과학기술자 출신 당대표는 미국과 중국이 과학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는 바로 지금 이 시점에 정말 잘 어울리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조합"이라며 "민주당이 도저히 쫓아오지 못하는 가장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는 차별화 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에게 축사를 보내기도 한 윤싱현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는 '텃밭 연대'에다가 기득권 연대에다가 '내로남불'연대"라면서 "수도권에 올라오지 못하고 그냥 영남권에서 그게 바로 허장성세"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안 의원을 "정치적인 동지로 생각한다"면서 "수도권 연대는 '김장 연대'의 대항 개념으로 언론에서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출산시 대출금 탕감' 등 저출산 관련 정책을 제시했다 대통령실로부터 비판을 받은 나 부위원장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부추기는 여론은 계속 형성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하는 청년 당원 100명이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 성명을 냈다. 이들은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과연 국민의힘 당원들의 총의로 치뤄질 수 있는 건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론조사 당원 지지율 압도적인 1위인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인위적 정치 공세가 있는가 하면, 대통령실이 직접 후보 교통정리 한다는 등의 온갖 안 좋은 소식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인은 나 전 원내대표께서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해달라"면서 "당원들의 축제로서 한국 정당사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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