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급한데…딜레마 빠진 은행권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금융당국이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주문하고 나섰지만 은행들의 움직임은 더딥니다.
비대면으로 금융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대면 영업을 강화하는 것이 은행들로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인데요.
인터넷 은행에 비해 뒤늦게 디지털 전환에 뛰어든 시중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 은행들은 이번 주 중 `영업시간 복원` 논의에 들어갑니다.
당초 지난주 열릴 계획에서 다소 늦어진 건데,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노사 모두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란 입장인데, 다만 회의 결과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금융노조 관계자 : 아직 첫 TF(태스크포스) 회의가 시작하기도 전이고, 지금 사용자 측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사실은 이 내용에 대해서 진작에 협의를 하겠다는 의지는 서로가 내비쳤었거든요.]
대면 영업 정상화는 `디지털 전환`이 화두인 은행들로선 달갑지 않은 과제입니다.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 은행원 수를 줄이는 등 체질개선에 한창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은 희망퇴직을 진행했습니다,
`IT 전문가 충원을 위한 구조조정`이 그 이유였습니다.
시중 은행에선 올해만 최대 3천 명가량의 직원이 떠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력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면 점포 운영을 확대한다는 것은 기존 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전체 임직원 중 전통은행의 IT 인력 비중은 7.7%로 토스뱅크(58.9%), 카카오뱅크(38.7%) 등 인터넷은행에 비해 낮아 가뜩이나 인재 확보가 시급한 점도 부담을 더합니다.
전문가들은 시중 은행들의 IT 인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서지용 /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아무래도 시중은행은 오프라인 영업 인력도 확보하면서, IT 인력에도 주력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IT 인력에 집중하는 것은 제한이 있거든요.]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영업점포와 운영시간을 줄여 비대면 경쟁력을 키우던 은행들로선 오프라인 정상화에 더해 장기적 성장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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