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위기·안도 교차하는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

이홍석 2023. 1. 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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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증권가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로 꼽혔던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단기 자금시장 경색이 다소 완화되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금리 인하가 이뤄지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자회사 매각설도 끊이지 않는 등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여전하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소문도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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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금리 인하 속 자회사 매각 이슈 대두도
가까스로 위기 넘기는 양상 속 돌발변수 가능성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새해 증권가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로 꼽혔던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가장 큰 관건이었던 부동산 관련 리스크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경기 침체 지속으로 근본적인 개선은 쉽지 않아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각 이슈가 계속 대두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단기 자금시장 경색이 다소 완화되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금리 인하가 이뤄지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자회사 매각설도 끊이지 않는 등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여전하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5일부터 발행어음 금리를 0.1∼0.35%포인트 인하하면서 1년 만기인 발행어음 금리가 5.25%에서 4.90%로 떨어졌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2일부터 5%대 발행어음 금리를 0.2∼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이미 6개월물 이상인 경우 금리를 0.5∼0.6%포인트씩 내려 3∼4%대 후반에서 발행어음을 발행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곳은 대형사 중에서도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4곳으로 자기자본의 200% 한도 안에서 발행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말 시작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 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유동성 확보가 현안으로 대두되면서 발행 어음 금리는 한달여만에 5%대로 올랐고 한때 연 8%대 상품까지 등장했다.


최근 하향 조정은 시장 금리를 반영한 것이지만 고금리의 발행어음을 내놓으면서 시중 자금을 흡수하려던 이들 대형사들이 금리를 낮춘 것은 그만큼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형사들이 발행어음을 무기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자 중소형사의 자금난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한국증권 금융을 통해 대형사에도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자료사진)ⓒ뉴시스

지난해부터 불거진 유동성 문제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리스크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및 보증 지원 정책으로 다소 완화되는 형국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는 약 17조원(유동화사채 포함)이다. 이어 내달과 3월에도 약 10조원과 약 5조원의 대기 물량이 있지만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에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돈 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는 실정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의 단기사채 발행 규모는 438조1000억원으로 전년(715조원)대비 38.7% 급감했다.


단기사채는 기업이 만기 1년 이하, 1억원 이상 발행 등 일정 요건을 갖춰 발행하는 사채다. 지난해 자금 경색이 갑자기 심화돼 증권사들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발행 금액도 감소했다는 분석으로 올해도 이같은 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소문도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자회사 다올신용정보를 매각한 데 이어 우리금융지주와 벤처캐피탈(VC) 자회사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태국 법인인 다올타일랜드 매각도 추진 중이다.


자회사 매각이 잇따르면서 100% 자회사인 다올자산운용까지 매물로 내놓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회사측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다올자산운용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 해 유동성 확보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면서 이러한 매각 관련 소문과 설들은 계속 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위기는 가까스로 넘기는 모습이지만 새로운 돌발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증권사들로서는 올 한 해 내내 유동성이라는 지뢰 밭을 지나는 긴장감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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