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영 군수 숨진채 발견…창녕군수 절반, 임기도 못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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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창녕군수 6명 중 3명만 임기 채워
9일 창녕군 등에 따르면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래 창녕군에선 6명의 군수가 선출됐다. 이 가운데 끝까지 임기를 마친 군수는 1~2대 김진백, 4~6대 김충식, 7대 한정우 군수 등 3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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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뇌물수수 등 줄줄이 낙마
반면, 김종규 전 군수(3~4대)는 재선에 성공했지만, 뇌물수수 혐의로 2006년 7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 군수직을 잃었다. 곧이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하종근 전 군수(4대)도 뇌물수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던 2007년 10월 자진 사퇴, 군수직을 내려놨다. 이 때문에 창녕군민은 2006년 5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1년 6개월 사이 3차례나 군수 선거를 치러야 했다.
이번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김 군수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군민은 오는 4월 5일 창녕군수 보궐선거를 또다시 치르게 됐다. 지난해 6월 1일 지방선거를 치른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창녕군청 내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창녕군 관계자는 “오늘 갑자기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신다며 연차를 내셨는데, 이런 소식을 접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수당 후보만 되면 당선…“경쟁 과열돼 ‘무리수’ 놓다 부메랑”
창녕군수 불명예 낙마가 계속된 배경에는 국민의힘 등 보수정당 후보만 되면 '당선 보장'된다는 지역적 특색이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6년 당선된 무소속 하종근 전 군수를 제외한 나머지 군수는 모두 보수정당 후보였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보수성향 정당 후보가 난립하고, 이에 따른 공천 경쟁에서 ‘무리수’를 둔 게 결국 부메랑이 됐다”며 “유권자가 5만명을 조금 넘을 정도로 그리 많지 않아 ‘몇 표만 더’라는 생각에 금권선거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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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나갔다 올게” 자택서 나선 지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
경남 창녕경찰서에 따르면 김부영 군수는 이날 오전 9시40분쯤 창녕군 창녕읍 퇴천리 한 야산의 등산로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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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재판받아와…유서 “결백하다”
김 군수의 재킷 안주머니에서는 손글씨로 쓴 유서도 나왔다. 유서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결백하다. 억울하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군수는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선거인 매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오는 11일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김 군수는 6ㆍ1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1~3월 사이 경쟁 후보자인 무소속 한정우 후보 지지세를 분산하고자 김모 행정사를 민주당 창녕군수 후보로 나가게 하고 그 대가로 김 행정사 등 사건에 가담한 3명에게 1억원씩 3억원을 제공하기로 약속, 이후 1억3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아왔다.
창원지검 밀양지청 관계자는 이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창녕=안대훈·김민주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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