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50선 마감…외인·기관 '사자'에 대형주 급등
네이버·카카오 6%대 급등
삼성전자, 17거래일 만에 '6만전자'
IRA 재논의 기대감에 자동차주 강세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9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2350선에 안착했고, 코스닥은 700선에 복귀했다. 미국의 임금 상승 둔화가 확인되자 미국 증시에 이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17거래일 만에 '6만전자'를 탈환하는 등 대형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63%(60.22포인트) 상승한 2350.19에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1.13%(25.90포인트) 오른 2315.87에 출발한 뒤 기관이 '사자'로 전환하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585억원, 741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장 직후 외국인 홀로 순매수했으나 기관이 동참했다. 개인 홀로 1조3950억원을 순매도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723억원을 팔아치웠고, 기관은 1795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선물 시장에서도 '사자'로 돌아섰다. 기관 수급이 장 후반 지수를 끌어올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상승 마감했다. 성장주의 급등세와 반도체 및 자동차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 중 카카오는 +6.82% 오르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도 +6.22% 뛰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2.88%, +3.49%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2.82%, 4.23% 상승했다. LG화학 +5.05%, LG에너지솔루션 +4.50%도 급등했다.
이날 성장주는 미국의 임금 상승세가 둔화했다는 것이 확인되자 투자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고용자 수가 22만3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20만건)를 상회했으나, 전월(25만6000건)보다 감소한 숫자다. 또 시간당 임금도 전월 대비 0.40%에서 0.27%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로 비교해도 4.8%에서 4.6%로 둔화했다.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결정하는 데 참고하는 주요 항목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줄었다는 신호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개선됐다.
반도체 역시 미국 증시 훈풍을 이어받았다.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67%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 +4.16%, 마이크론 +3.77%, AMAT +6.49% 등 반도체 종목도 올랐다. 삼성전자는 9일 외국인이 1844억3500만원, 기관이 1549억81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거래일 연속 외인과 기관이 동시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는 미국 국무부 경제 차관 방한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추가 논의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의 임금 상승률 둔화세를 확인하자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 가능성 확대로 위험선호 심리가 증폭됐다"며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등 시총 상위 종목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수세가 유입돼 코스피 강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1.78%(12.27포인트) 뛴 701.21에 마감했다. 이날 0.88%(6.08포인트) 오른 695.02로 시작한 뒤 외국인이 '사자'로 전화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50억원 52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77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상승세로 마쳤다. 에코프로비엠 +2.96%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 +2.09%, 셀트리온제약 +2.00%, 카카오게임즈 +1.93%, 엘앤에프 +1.79% 순이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연일 외인들의 수급이 뒷받침되며 증시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작년 11월과 비슷한 장세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5.1원 내린 12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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