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경력 27년... 연극부터 색소폰까지 다재다능
[오문수 기자]
▲ 김종의 소방위 모습 |
ⓒ 오문수 |
내 주변에는 이 같은 생각으로 손해(?)를 본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고 보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존재인데도 말이다. 소방관 경력 27년째인 김종의씨가 그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재능을 가진 사람
그를 만난건 15년전 실용음악학원에서 색소폰을 배우면서다. 색소폰 연주에 상당한 실력을 갖춰 음악봉사활동에도 열심인 그는 주변사람들과 항상 잘 어울리며 소방관역할에 충실했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함께 근무했던 직장 동료지만 직급이 아래인 사람의 평가를 들어야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직장인은 윗사람에게는 잘 보이려고 하면서도 아랫사람은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여수에서 열린 진남제전 행사에 이순신장군으로 분장해 아이들과 함께 행진 중인 김종의씨 모습 |
ⓒ 김종의 |
▲ 거북선축제 당시 장수역할로 분장한 김종의씨 모습 |
ⓒ 김종의 |
"항상 유쾌하고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분이에요.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팀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위험한 상황이 많은 소방관들한테는 단합된 힘이 주는 효과가 엄청 나죠."
새해벽두인 1월 4일, 여수지역뉴스에 사진과 함께 그에 관한 단신 뉴스가 떴다. 머리가 하나 없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누구처럼 가발이라도 쓰고 뉴스에 나오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전화를 걸었더니 오랜만이라며 "차 한잔 하자"고 해 그를 만나 뉴스의 전말을 들었다.
새해 벽두인 1월 3일, 여수학동소방서에서 24시간 근무를 마친 그는 다음날 오전 10시 35분경 평소처럼 운동 삼아 선소대교를 건너가고 있었다. 소호동에 있는 집으로가기 위해서다. 그때였다. 한 여인이 "사람이 바다에 빠졌어요. 구해주세요!"라며 외치고 있었다.
"'아주머니 장도 인근 경비실에서 구명환을 가져오세요'라고 부탁한 후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익수자에게 말을 거니 대화가 가능했어요. 한 겨울이라 저체온증으로 힘들어할 것같아 계속 말을 걸던 중 구명환이 도착하자 구명환을 던져 익수자가 구명환을 잡고 밖으로 나왔죠. 익수자가 방파제 위로 올라오자 119구조대가 도착해 옷을 벗기고 담요를 씌운 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습니다."
▲ 현장 안전점검관으로 여수국가산단에서 직원들에게 주의사항을 전하고 있는 김종의 소방위 |
ⓒ 김종의 |
여수소방서 현장지휘단 안전점검관인 그는 "이런 상황은 소방관들에게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라고 말하며 소방관들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에 대해 설명했다.
▲ 색소폰에 상당한 소질이 있는 김종의씨는 소방청 중앙소방악대 소속으로 소방관들의 행사에 참여해 공연하기도 한다 |
ⓒ 김종의 |
그가 작년에 출연한 연극 제목은 <침묵>으로 여순사건특별법이 통과된 것을 기념해 여수 예울마루에서 공연했다. 김종의씨가 맡은 역은 일제 악덕순사이다. 연출자가 그의 외모를 보고 맡긴 역할이지만 관객들이 행여 그의 비단같은 속마음을 모른채 악역 이미지만 보고 그를 평가할까 염려된다.
그의 머리스타일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몇 년전 직장선배와 공식석상에 함께 참여하는 자리에 동석했는데 초대해준 분들이 선배한테 인사하는 게 아니라 김종의씨한테 인사를 했다. 선배는 머리숱이 많고 젊게 보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싶어
▲ 여순사건특별법이 통과된 것을 기념해 김종의씨 일행이 출연한 연극인 <침묵> 공연에서 일본 악덕 순사역으로 출연한 김종의씨 모습 |
ⓒ 김종의 |
▲ 여순사건특별법 통과를 기념하기 위해 예울마루에서 열린 연극 <침묵> 공연 모습으로 맨 오른쪽이 김종의씨다. |
ⓒ 김종의 |
"악역은 항상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야하는 데 몰입하다보면 너무 큰소리를 질러 목이 쉬어 3일정도 고생합니다."
▲ 제1회 전남소방 청렴문화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김종의씨(오른쪽에서 두번째) |
ⓒ 김종의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앞으로 '오피스텔왕' 전세 사기 터진다... HUG 모를 수 없다"
- 한동훈과 악연, 한 달 새 두 번 좌천 당한 검사... 이젠 법정 다툼
- 기시다 내각의 윤 대통령 '일본 초청'? 숨은 속내
- "김만배 로비, 기자뿐 아냐... 판사·검사도 굴비 엮듯 나올 것"
- 결혼은 안 할 겁니다, 출산은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 사학분쟁조정위원 신평, 국힘 당대표 후보 후원회장 논란
- 국회, 윤석열정권 풍자 만평 작품 한밤중 기습 철거
- 대북단체대표 박상학 "조만간 드론으로 대북 전단 살포"
- '편집국 간부-김만배 돈거래 파문' 한겨레 편집국장 사퇴
- '윤 대통령 풍자 전시전' 주관 야당 의원들 "야만적 행위, 참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