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이어 '일자리 킬러'된 드라이브스루

문화영 2023. 1. 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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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4월까지 정리해고 단행
실적 늘었지만…인원은 '감축'
코로나19로 드라이브스루 확대

키오스크의 습격으로 요식업계 일자리가 대거 사라진 데 이어 드라이브스루가 새로운 '일자리 킬러'로 떠오르고 있다. 테이크아웃 매장이 활성화하고 매장 내 인력 수요가 줄면서 구인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는 최근 매장 수는 늘리면서도 직원 수는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드라이브스루 주문이 급증했지만,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그 비용으로 혁신적인 주문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드라이브스루를 전 세계적으로 이용하는 맥도날드는 더 매장 내 인원이 필요 없게 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장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고 간편한 서비스를 선호한 시장의 선택"이라는 입장과 "돌이킬 수 없는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맥도날드, 매출 늘었지만…"인원은 줄인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 켐진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전 직원들에게 "지난 몇 년 동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신규 매장 개점을 가속하기 위해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4월 3일까지 해고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얼마나 많은 매장을 늘리는지와 구체적인 해고 규모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맥도날드는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감원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맥도날드의 매장당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9.5% 증가해 기존 예상치였던 5.8%를 크게 넘어섰다. 지난 3분기 기준 매출 역시 58억7000만 달러, 영업이익 2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켐진스키는 메뉴를 간소화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으로 디지털 주문 시스템에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이후 이동 중 식사 증가로 드라이브스루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카고의 일부 매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드라이브스루를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또 올해 유럽, 미국,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식당과 달리 포장 판매에 집중하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일자리 줄이는 무인화 기계와 드라이브스루

맥도날드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드라이브스루(DT) 서비스에 하이패스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연합뉴스>

맥도날드는 전 세계에서 '드라이브스루'를 운영하고 있다. 드라이브스루는 주문받는 직원을 최소화해 노동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한다. 주문받는 종업원과 음식을 건네주는 종업원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주문 누락과 장시간 대기가 없어 고객이 차 안에서 편하게 기다렸다 음식을 받을 수 있다. 식당 내부를 운영하지 않는 드라이브스루 전문 매장일 경우 청소와 고객 응대 관련 인력이 크게 줄어든다. 키오스크와 드라이브스루로 매장 내 인력이 필요 없게 되면서 수많은 가게가 최소한의 직원만 두고 있는 이유다.

더 나아가 맥도날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술이 접목된 혁신적인 주문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텍사스에 첫 오픈한 무인매장에서는 주문 확인부터 음식 조리까지 모든 과정을 기계가 담당한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넣고 컨베이어 벨트로 음식을 받는다. "자동화·무인화로 인해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배달문화가 보편화되면서 드라이브스루 매장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 또한 드라이브스루에 하이패스 결제 시스템까지 도입해, 주문·결제는 더욱 빠르고 편리해졌다.

드라이브스루는 요식업계를 넘어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는 차량번호를 인식해 드라이브스루로 책을 빌릴 수 있는 '스마트도서관'이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시기 가속화한 전동화·무인화는 일자리 감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의 '2020년 기준 경제총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숙박·음식업점 종사자 수는 5년새 10만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키오스크 등을 활용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창업자가 늘면서 사업체는 늘고 종사자 수는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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