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않으면 공멸" 여야 중진,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 제안

박소희 2023. 1. 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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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초월한 '백가쟁명식' 토론 띄운다... "새로운 정치는 21대 국회의 최대 책무이자 사명"

[박소희 기자]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국민의힘 이용호, 김상훈,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김상희,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국민의힘 이종배, 조해진 의원. 2023.1.9
ⓒ 연합뉴스
여야 중진 의원 9명이 "여야를 넘어 다수 의원들이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치개혁의 '최대공약수'를 만들자"며 초당적 의원모임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김상훈·이용호·이종배·조해진, 더불어민주당 김상희·민홍철·전해철·정성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는 시대착오적 정치, 퇴행적 정치는 이제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새로운 정치를 출범시키고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미래의 문을 열어야 한다"며 "21대 국회 최대의 책무는 바로 이것이다. 21대 국회 종반부를 맞는 우리 모두의 역사적 사명"이라고도 봤다.

여야를 떠나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정치개혁의 큰 방향도 제시했다. 지역할거구도의 타파, 승자독식구도 해소, 50%에 육박하는 극단적 사표현상의 최소화, 정치적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는 완충지대 확보,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수요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다원적 가치체계, 다양한 정책적 조합을 통해 연합과 협치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 국민주권의 등가성·비례성 구현,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해소 등이다.

이들은 "역대 국회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문제의식이 치열하지 않았고, 당리당략을 초월하는 초당적, 애국적 논의에까지 이르지 못했다"며 "지금은 우리 모두가 '변화하지 않으면 공멸하고 나라를 망국으로 이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대통령과 국회의장을 비롯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민심에 조응하여 개혁의 물꼬를 트고 있고, 언론과 여론이 주마가편,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9명 의원들은 "총선을 1년 여 앞둔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하고, 여야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열린 토론이 있어야 한다"며 "정치개혁의 '최대공약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초당적 논의의 무대를 동료 의원님들 앞에 제언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바라옵기는 한 분도 빠짐없이 이 논의의 장의 참여하시길 요청드린다"며 "우리가 만들 모임은 개인의 정파와 이해를 넘어 다원적 민주주의, 상생의 의회주의, 공존과 협력의 선진정치를 고민하는 열린 마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제안문>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2023년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계묘년 한 해 늘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가 밝았지만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힘겨운 도전 앞에 놓여있습니다. 끝나지 않은 팬데믹과 기후위기, 미·중 패권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지구적 위험은 물론, 경기침체와 민생위기, 안보위기가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불평등과 지역소멸, 계층간·세대간 갈등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께 희망을 드려야 하지만,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더 차가워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지역할거구도, 정쟁의 일상화와 극단적 대결구도, 팬덤정치, 진영대결의 분열적 정치, 혐오와 저주의 정치까지. 이제 우리 정치는 바닥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대로는 정치도 더이상 희망이 없고, 나라의 미래도 암담합니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는 시대착오적 정치, 퇴행적 정치는 이제 여기서 끝내야 합니다. 우리 21대 국회의 손으로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를 출범시키고,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미래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21대 국회 최대의 책무는 바로 이것입니다. 21대 국회의 종반부를 맞는 우리 모두의 역사적 사명입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4명은 노동·연금·교육 개혁보다 정치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목마름이 극단에 이르렀고, 정치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정치개혁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할거구도의 타파, 승자독식구도 해소, 50%에 육박하는 극단적 사표현상의 최소화, 정치적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는 완충지대 확보,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수요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다원적 가치체계, 다양한 정책적 조합을 통해 연합과 협치를 가능케 하는 구조, 국민주권의 등가성·비례성 구현,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해소 등 정치개혁의 기본적 과제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역대 국회에서 정치개혁의 과제를 놓고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가시적인 결실을 보지 못했습니다. 문제의식이 치열하지 않았고, 당리당략을 초월하는 초당적, 애국적 논의에까지 이르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변화하지 않으면 공멸하고 나라를 망국으로 이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대통령과 국회의장을 비롯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민심에 조응하여 개혁의 물꼬를 트고 있고, 언론과 여론이 주마가편,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개혁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대안이라도 실현할 수 없다는 것과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한 제도는 결코 합의를 도출할수 없다는 것입니다. 변화와 혁신을 실현하면서도 어느 한쪽에 유불리가 치우치지 않는 제도를 마련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래서 총선을 1년 여 앞둔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하고, 여야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열린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가능한 모든 제도적 대안을 놓고 검토, 심의하는 백가쟁명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에 저희 몇몇 의원들이 여러 의원님들의 뜻을 받들어서 논의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여야 정파를 넘어 다수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치개혁의 '최대공약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초당적 논의의 무대를 동료 의원님들 앞에 제언드립니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나라의 미래와 정치의 역할을 고민하면서, 가능한 모든 주제를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여야 국회의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개혁안을 함께 만들어봅시다. 그리하여 우리 정치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께 드리도록 합시다.

바라옵기는, 한분도 빠짐없이 이 논의의 장에 참여하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우리가 만들 (가칭)'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은 개인과 정파의 이해를 넘어 다원적 민주주의, 상생의 의회주의, 공존과 협력의 선진정치를 고민하는 열린 마당이 될 것입니다. 전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제대로 된 개혁을 추진하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정치를 고민하시는 모든 의원님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 1. 9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제안자
김상훈, 김상희, 민홍철, 심상정, 이용호, 이종배, 전해철, 정성호, 조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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