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CPI 6.6% 전망… 어떻게 해석될까 [3분 미국주식]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9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물가지표와 기업별 분기 실적을 확인하며 경기 둔화의 깊이를 가늠한다. 인플레이션보다 경기와 노동시장으로 넘어간 시장의 관점에서 무게중심을 찾는 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후반부부터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주요 시중‧투자은행은 올해 첫 ‘어닝 시즌’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지난해 내내 고용·물가 지표를 참고해 통화정책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미국 노동부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의 월간 통계를 발표할 때마다 뉴욕증시는 강하게 요동쳤다.
CPI의 경우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9.1%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하게 하락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1%, 에너지·식품 가격을 뺀 근원CPI의 경우 6.0%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은 더 힘을 받게 됐다.
미국 노동부는 오는 1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밤 10시30분) 12월 CPI를 발표한다. 시장은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6%대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을 종합해 12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6.6%로 전망했다. 12월 근원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5.7%로, 0.3% 포인트 하락을 제시했다.
고물가는 지난해 연준의 고금리 기조를 지탱하는 근거 중 하나였다. CPI 상승률 하락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올 수 있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4.25~4.5%.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올해 중으로 5%대까지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보다 노동시장 환경과 경기 침체의 깊이가 지수‧주가를 움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2월 CPI 상승률이 전망치를 밑돌아도 지난해 하락장을 크게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CPI 상승률의 둔화가 경기 침체의 신호로 풀이되면 증시는 오히려 하방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분기 ‘어닝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건 시중‧투자은행들이다. 오는 13일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블랙록 같은 은행들이 일제히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고금리 국면에서 은행들의 실적에 단연 관심이 쏠린다.
그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은행은 미국 내 자본 규모 1위인 JP모건과 2위 뱅크오브아메리카다. 모두 13일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JP모건은 같은 날 오전 6시50분(한국시간 오후 8시50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보다 5분 먼저 발표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는 JP모건의 주당순이익(EPS)을 지난해 3분기와 같은 3.12달러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3분기에는 2.88달러 선으로 제시됐던 전망치를 상회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난해 4분기 EPS는 0.8달러 안팎으로 제시돼 있다.
지난해 뉴욕증시의 대표적 ‘밈 주식’으로 지목된 미국 가정용 생활용품 소매점 체인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지난해 3분기(9~11월) 실적을 오는 10일 발표한다. 이 기업은 지난해 미국 멀티플렉스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실적의 맥락 없이 등락한 밈 주식으로 꼽힌다.
베드베스앤드비욘드는 고금리‧고물가 국면에서 부채를 늘렸고, 기업 실적도 악화돼 파산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일 “부채 구조조정, 추가 대출, 자산 매각과 파산법에 따른 구제 조치 신청까지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6일 나스닥에서 22.49%(0.38달러) 급락한 1.31달러에 마감됐다. 실적을 확인하면 주가는 더 하방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는 이 기업의 지난해 3분기 EPS를 –2.02달러 안팎으로 전망했다. 마이너스 EPS는 주당순손실을 뜻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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