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 尹·김건희 풍자작품 철거…표현의 자유 짓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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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2명은 9일 국회사무처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시 예정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내외 풍자 작품들을 철거한 것과 관련, "국회가 표현의 자유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국회사무처는 세 차례 공문을 보내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제6조 제5항을 위반할 수 있는 작품은 전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로비의 사용을 허가했다"며 전시 작품의 자진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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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이태원 국조 뒤가 좋다는 데 공감대”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2명은 9일 국회사무처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시 예정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내외 풍자 작품들을 철거한 것과 관련, “국회가 표현의 자유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민주당 소속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윤미향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사무처가 이날 새벽 기습적으로 전시작품 80여점을 무단철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전시회 취지는 시민을 무시하고, 주권자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 권력, 살아 있는 권력 앞에 무력한 언론 권력,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사법 권력을 신랄하고 신명나게 풍자하는 것이었다”며 “10·29 참사로 드러난 윤석열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비판하고, 희생자를 기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탈법·위법·불법·주술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을 풍자하는 작품을 한데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사무처는 풍자로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겠다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다. 부당한 권력에 시민들이 압사당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야만적 행위로 짓밟았다”며 “국회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레짐작 자기검열은 국회 사무총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무총장을 감독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이제라도 의장은 작품이 정상적으로 시민들에게 가닿을 수 있도록 철거 작품의 조속한 원상복구를 지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도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만평과 풍자도 무서워하는 허약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슬프다”며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반발했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12명의 의원이 주관한 이번 전시회에는 작가 30여명의 정치 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작품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체로 김건희 여사와 칼을 휘두르는 모습 등이 담긴 작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사무처는 세 차례 공문을 보내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제6조 제5항을 위반할 수 있는 작품은 전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로비의 사용을 허가했다”며 전시 작품의 자진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사무처 내규는 ‘사무총장이 다음 각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회의실 및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내규 제6조 5항에는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라고 명시했다.
국회사무처를 이끄는 사무총장은 민주당 출신인 이광재 전 의원이다. 이 사무총장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끝나고 나면 적당한 시기를 선택해서 전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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