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철근담합' 사건 첫 재판 "구속 피고인들 고려, 신속 진행"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6조원대 철근 담합' 사건 첫 재판에서 재판부가 피고인 구속기간 등을 고려해 1~2주에 한 번씩 재판을 기일을 진행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조용래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동국제강 전무 최모씨, 현대제철 전 사업부장 김모 씨, 환영철강공업 영업팀 차장인 송모씨 등 임직원 3명과 불구속 기소된 가담자 19명, 현대제철·동국제강·대한제강·한국철강·와이케이스틸·환영철강공업·한국제강 등 7개 제강사 법인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증거 채택 등 입증 계획을 정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들 대부분 재판 준비가 덜 된 상황"이라며 "쟁점과 증거기록 분량도 많고,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소 후 한 달도 안돼 기일을 지정한 것은 구속된 피고인 3명 때문에라도 조금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어서였다"고 말했다. "6~7년간 진행된 일이므로, 검토에 시간 걸릴 것 같다"고도 했다.

검사는 "피고인들 대부분 자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심리를 통해 매주 하루 이상 기일을 잡아 구속 피고인들의 구속기간(6개월) 내 재판이 완료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재판부에 말했다.

재판부는 검사와 변호인단 양측에 신속한 심리를 위한 상호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변호인단은 공소사실과 증거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고, 검찰도 입증계획을 대략 세워달라", "대법정 사용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해 매주 또는 2주에 한 번씩 재판을 진행할지 결정하겠다"며 내달 6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앞서 최씨 등은 2012~2018년 조달청이 발주하는 철근 연간 단가계약 입찰에서 업체별 낙찰 물량 및 입찰가격을 짬짜미해 경쟁을 제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민간용 철근의 가격을 부풀린 허위 자료를 조달청에 제출해 입찰 기초가격이 높게 선정되도록 유도한 뒤, 업체별 물량과 가격을 사전에 합의해 공유하는 방식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들은 7년간 단 한 번의 탈락도 없이 관급용 철근을 낙찰받아 왔고, 민간시장보다 더 큰 이익률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담합 규모는 6조8442억원 상당으로 관급 입찰 사상 최대 규모다. 범행으로 인한 국고 손실도 673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고발장을 받은 검찰은 관련자들을 압수수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