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석열정권 풍자 만평 작품 한밤중 기습 철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회사무처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10.29 참사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 관료들을 풍자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철거했습니다.
하지만 8일 저녁 고경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야심한 밤에 국회사무처에서 공문이 왔다"면서 "작품을 철수 안 하면 철거하겠다는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사무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정부 관료를 풍자하는 예술 작품을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행사'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병도 기자]
▲ 8일 전시회를 앞두고 작품들이 게시된 모습(위) 9일 새벽에 작품들이 철거된 국회의원회관 2층 복도(아래) |
ⓒ 굿,바이전 in 서울展 |
국회사무처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10.29 참사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 관료들을 풍자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철거했습니다. 작가들은 예술의 자유를 억압하고 탄압했다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당초 서울민예총과 굿바이전 조직위원회는 9일부터 국회의원회관 2층에서 '굿, 바이전 in 서울展'을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참여한 작가만 30여명이고, 전시 작품은 50여점이었습니다.
전시회 시작이 9일 오후 2시였기에, 작가들과 조직위는 전날인 8일 국회의원회관 2층에 마련된 복도에 작품을 게시하는 등 준비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8일 저녁 고경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야심한 밤에 국회사무처에서 공문이 왔다"면서 "작품을 철수 안 하면 철거하겠다는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고 교수에 따르면, 국회사무처는 공문을 통해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6조 5항을 위반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용을 허가했으나, 6조와 7조를 위반했다"며 "1월 8일 23:00까지 철거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제6조 5항은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허가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굿,바이전 in 서울展' 에 출품된 작품 |
ⓒ 굿,바이전 in 서울展 |
또 일부 보수 언론들은 해당 카툰이 영국의 유명 만평과 비슷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원작 작가 스티브 브라이트는 라파엘 라시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학생은 어떤 형태로든 내 작품을 표절하지 않았다. 작품에 나타난 유사성은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 의도한 것이 아니며 이런 일은 시사만평계에서 비일비재하다"고 밝혔습니다.
▲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시회 포스터와 출품된 작품들 |
ⓒ 굿,바이전 in 서울展 |
고경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사무처의 작품 철거 소식을 올리면서 "우리의 작품 중에 어떤 작품이 반 윤리적인 작품이 있었나요? 우리 작품 중에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혐오적인 작품이 있었나요? 우리 작품 중에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과 거짓된 작품이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어가지만 책임전가와 진실은폐의 시간이 계속될 뿐, 책임진 사람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작가들은 "예술의 가장 기본적인 정신인 풍자는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위트가 담겨있을 때 의미가 있다"며 "삼권분립을 훼손한 권력집단에 대한 전 국민의 분노와 원성을 풍자와 유머로 담아 따끔함 이상의 경각심이 느껴지도록 심한 매질을 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의 목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아이엠피터뉴스'에 동시 게재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