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오늘 하시면 7만원 드려요"…'차비폰'된 갤22
갤23 출시 전 재고 소진…"지금 사야 현명한 소비자"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갤럭시 S23 출시를 한 달 앞두고 일부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전작 S22 불법지원금이 크게 늘었다. 통신사와 요금제, 기기변경·번호이동 여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일명 '차비폰(구매 시 차비 명목으로 웃돈을 얹어주는 단말기를 지칭하는 은어)'이 됐다.
8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를 찾았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번호이동이 26% 감소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주말을 맞은 탓인지 곳곳에서 휴대폰 가격을 묻는 사람들이 보였다. 개통을 진행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작성하고, 신분증을 꺼내 들고 있었다. 가족, 친구끼리 방문해 한 번에 여러 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매장에 들어서서 기자의 가입 통신사를 말하고 갤럭시 S22를 찾는다고 하자, 직원은 계산기를 꺼내 들었다. "기본적으로 0원인데 추가로 페이백도 나갈 수 있다. 최대치로 드리겠다"며 "차비는 어디까지 보고 오셨냐"고 물었다.
기자는 미리 찾아본 온라인 성지(단통법을 피해 공시지원금 이상 보조금을 지급하는 매장을 뜻하는 은어) 매장 시세표를 참고해 계산기에 '5'를 입력했다. 오늘 갤럭시 S22를 구매할 경우 판매자가 다음 달 말 5만원을 고객에게 지급한다는 의미다.
직원은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다른 손으로는 계산기를 두들기더니 '6'을 입력하고 보여줬다. 그는 "원래는 월 11만원대 요금제를 써야 이만큼 드리는데, 오늘 바로 신청하고 가시면 9만원대 요금제로도 이 가격에 맞춰 드리겠다"며 "부가서비스 한 개는 이번 달만 쓰면 된다"고 말했다. 비싼 요금제를 쓸수록 '차비'도 늘어나는 것이다.
통신 3사에서 가장 비싼 월 12~13만원대 요금제를 쓰더라도 갤럭시 S22의 최대 공시지원금은 50만원에 불과하다. 공시지원금의 15%까지 제공할 수 있는 추가지원금까지 받으면 57만5000원을 할인받는다. 출고가 99만9900원 갤럭시 S22를 단통법이 정한 한도 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매한다면 42만4900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단통법을 준수한 가격보다 48만4900원 저렴한 -6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출고가는 갤럭시S22 플러스 119만9000원, 갤럭시S22 울트라 145만2000원으로 기본 모델보다 각각 19만9100원, 45만2100원 비싸다. 불법지원금은 기본 모델과 동일하게 제공한다. 이날 해당 매장에서 구매하면 S22플러스는 단돈 14만원, S22울트라는 3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문한 매장에서는 '차비'가 만원 늘었다. 직원은 "지금 하시면 여기까지 해드리겠다. 대신 요금제 6개월 유지는 꼭 해달라"고 당부하며 '7'이 찍힌 계산기를 보여줬다. 11만원대 요금제를 쓴다면 10만원 이상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갤럭시 Z플립4는 26만원까지 뚝 떨어졌다. 통신 3사의 플립4 최대 공시 지원금은 52~65만원이다. 단통법을 준수할 경우 공시지원금 65만원, 추가지원금 9만7500원까지 받아도 60만5500원이다.
기자가 S22와 플립4 사이에서 망설이자 직원은 "갤럭시 S22를 사는 게 좋다. 오늘 (지원금이) S22가 제일 잘 나왔다"고 했다. "지금 살만한 게 S22가 아니면 플립4인데, 원래 바타입 스마트폰을 쓰던 사람은 바타입이 편할 것"이라고 권유했다.
계속해서 매장을 둘러보던 중 "좋은 조건으로 해드리겠다"며 한 유통점 점주가 기자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가격은 앞선 매장들과 비슷했다.
다음 달 공개를 앞둔 갤럭시 S23을 언급하며 구매를 망설이자 점주는 갤럭시 S23 출시를 앞둔 현시점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전작 재고 처분을 위해 지원금을 일시적으로 대폭 확대하는 시기를 놓치면 당분간 저렴하게 구매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갤럭시 S23은 공시지원금 20, 30만원대에 나올 거고, 그렇게 나오기 전에 이런 제품을 사는 게 현명한 소비자"라며 "지금은 고성능 기기가 공짜지만, S23이 나오면 S23으로 지원금을 몰아줘서 공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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