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심 멀어져도 당심 1등…나경원, GO할까 STOP할까

김준영 2023. 1. 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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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3·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 “마음이 달라진 것 없다”고 말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6일 인터뷰에서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고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뉴스1

나 전 의원은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에 대해 견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있으나, 다수의 당원은 나를 지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중이다.

앞서 나 전 의원이 지난 5일 보건복지부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출산 연계 대출금 탕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튿날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나 전 의원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을 십분 이해한다”라면서도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안상훈 시민사회수석이 전날 나경원 저출산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안상훈 수석은 "나경원부위원장의 '자녀수 따라 대출 탕감' 주장, 본인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나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도 “대출금 탕감 정책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던 중 제가 ‘정교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고 말했던 내용”이라며 “해당 정책은 관계부처 차관회의 등에서 기획재정부ㆍ국토교통부 등과 기초적인 논의를 하던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피력했지만 실제 출마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나 전 의원은 현재 '범윤계'로 분류되지만 현재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은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맺고 있는 김기현 의원에 있다는 게 정설이다. 친윤계 그룹 '국민공감'이 대거 참석한 지난 5일 행사에서도 김 의원은 무대에 올라 강연을 했지만, 나 전 의원은 마이크도 잡지 못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 유력 후보인 나경원(왼쪽) 전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그럼에도 나 전 의원 출마를 예상하는 쪽에선 “지지율이 깡패”를 근거로 내세운다. 최근 여론조사공정ㆍ데일리안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에 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조사(2~3일)한 결과에서도 나 전 의원은 35.0%로 압도적 1위였다. 2위 김 의원(15.2%)을 2배 앞선 기록이다. 일각에선 "나 전 의원이 비록 '친윤계'의 완력으로 인해 당대표가 되지 못해도, '비윤계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정치적 위상을 고려한다면 현재 어정쩡하게 포기하는 것보다는 레이스에 나서 끝까지 완주하는 게 낫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에 당내에선 “현실적으로 출마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좌고우면하며 정치적 손익을 너무 재는 바람에 명분 있게 치고 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립 성향의 영남 초선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윤심'에 척지는 그림으로는 현재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 와중에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홍준표 대구시장은 나 전 의원을 맹공했다. 이 고문은 지난 6일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장관급인데, 맨날 당 행사하는 모임에 가서 마이크나 잡고 그러면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도 “두 자리를 놓고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이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당 핵심부와 다른 선택을 하려면, 정치적으로 많은 걸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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