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처럼 '빈국의 공군' 드론…90% 떨어뜨린 곳, 美 아니었다 [Focus 인사이드]
5년 만에 침공한 북한 무인기 때문에 우리 군은 무인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북한이 9ㆍ19 남북 군사합의는 물론 정전협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침투시킨 정치적 목적이 있겠지만, 영공이 뚫렸으니 군사적 대응책을 우선 정비할 필요가 있다. 소형이지만, 무장을 장착하면 상당한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테러 등 다양한 목적에 사용할 수 있으니 방어가 최우선 과제다.
합참의 발표와 같이 대형 무인기는 방공전력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3m급 이하의 소형 무인기는 대응이 어렵다. 소형 드론은 탐지가 더 어려운 분야다. 그동안 침투한 북한의 무인기는 추락한 것을 발견했을 뿐 비행 중에는 탐지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무인기를 탐지하였으므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소형 표적에 대해서도 방위ㆍ거리ㆍ고도를 제공하는 신형 국지방공레이더의 효과로 짐작한다. 그러나 격추나 포획에는 실패했으니 아직도 갈 길이 남았다.
직격을 시도했지만, 소형무인기에 대한 사격은 그 효과가 제한된다. 표적이 워낙 소형인 까닭에 7.62㎜, 20㎜ 등 근접 신관을 사용하지 않는 화기로는 격추가 어렵다. AH-1 코브라 공격헬기에 장착하는 2.75인치 로켓으로는 직격이 가능할 것이지만, 무인기의 고도가 2~3㎞ 이상이면 헬기의 실용 상승고도의 한계로 확률이 떨어진다.
적외선 신호량이 적어서 열추적 방식은 쉽지 않으며 가능하다고 해도, 파괴에 의한 파편 등 민가 등에 미치는 부수적 피해가 우려된다. 고가 미사일을 저급 무인기에 할당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비궁이 적합해 보이지만, 전시가 아닌 평시에 직격은 제한된다. 원격 조종식 무인기는 재밍(전파방해)으로 제어신호를 받지 못하거나 교란해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미리 좌표를 입력해 자동으로 운행하는 경우, 교신의 필요가 없으므로 재밍으로도 추락시킬 수 없다. 이 경우는 레이저와 같은 지향성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현재 개발 중인 레이저 대공무기는 탄 없이 전기로만 작동하니 소음도 없어 개발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물로 잡는 방법도 있다. 헬기나 드론 아래 그물을 달아 속도 느린 드론을 그물로 포획하는 방법이다. 중국ㆍ리투아니아ㆍ미국에서 개발하여 시연하고 있다. 모두 드론이 테러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부수적 피해가 작은 장점이 있다.
북한 무인기 침공은 당장 큰 피해는 없지만, 영공이 뚫려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형 드론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모든 드론을 방어하는 체계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터키산, 이란산 드론이 맹활약 중이다. 드론은 가난한 나라의 공군이라는 말처럼, 공군력이 약한 북한은 드론을 활용하려고 운영개념을 끝없이 고민할 것이다.
지난 8년간 여러 차례 드론을 침투시킨 것이 그 방증이다. 평시도 문제이지만, 전시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대(對)드론 기술이 가장 발달한 것은 러시아로 보인다. 드론 대응체계 RB-341V Leer-3는 탐지ㆍ재밍ㆍ위성통신차단ㆍ재밍드론 운용 등 종합적인 전자전 체계로 우크라이나의 드론의 90%를 추락시켜 그 기술을 서방이 주목하고 있다. 우리 군의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
드론은 그 형태와 기능이 다양하며, 그 사용 방법도 매우 창의적일 수 있어 드론을 100%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AI가 발달하면 재밍으로 하는 대응이 소용없을 수도 있다. 급한 대책 못지않게 장기적으로 대응 방안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드론의 시대는 활짝 열렸고,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무인기의 운용개념이 발전하는 만큼 몇 개 체계의 전력화로 제한하지 말고 다각도의 대 드론 대응책을 지속 개발해야 한다. 드론과 대드론은 공진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국방연구원 진재일 명예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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