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과급 잔치는 벌이면서 고객 편의 외면하는 은행

2023. 1. 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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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직원들에게 기본급 최대 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 잇속만 챙기고 은행 영업시간 복원, 대출금리 인하 등을 요구하는 고객 목소리는 외면해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기본급의 300~400%를 경영성과급으로 책정했거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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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있는 은행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직원들에게 기본급 최대 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좋아진 회사가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뭐라 할 순 없다. 하지만 제 잇속만 챙기고 은행 영업시간 복원, 대출금리 인하 등을 요구하는 고객 목소리는 외면해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기본급의 300~400%를 경영성과급으로 책정했거나 할 예정이다. 역대급 실적 덕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1∼3분기 이자 이익은 40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조원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3배 이상 뛰는 등 고금리 추세로 인해 은행들은 앉아서 떼돈을 벌었다. 문제는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준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코로나19를 이유로 2021년 7월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 오후 3시30분’으로 단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 4월 해제됐지만, 은행들은 노사 합의를 이유로 영업시간 복원을 미루고 있다. 심지어 KB국민은행은 이달 말부터 일부 영업점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영업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면 직장인들은 연차를 내고 은행을 찾아야 할 판이다. 행원 건강권은 살뜰히 챙기고 고객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최근 여론이 들끓고 김주현 금융위원장마저 비판하자 은행 노사가 뒤늦게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영업시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전형적인 뒷북 대처다. 예금금리는 재빨리 내리고 대출금리 인하에는 미적대는 병폐도 여전하다. 기업과 서민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은행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공적 책임을 져야 할 은행들의 염치없는 행태는 매를 버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고객 무시 영업이 언제까지 온전히 지속될 수 있다고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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