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입국 격리 해제 ‘21억 꿈틀’… 中, 위드 코로나 시험대

권지혜 2023. 1. 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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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3년간 걸어 잠갔던 해외 입국 빗장을 푼 8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국제공항은 가족과 친구를 마중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입국 규제가 폐지되고 인구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중국의 위드 코로나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홍콩을 경유해 베이징에 온 한 중국인은 "비행기에서 내리고 입국 수속을 마치는 데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코로나 이전 시대로 돌아갔다는 게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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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 대이동 시작… 방역당국 촉각
공항마다 북새통… 대부분 내국인들
고향 방문 인원 지난해 2배 예상
상황따라 다시 방역 강화도 시사
중국 시민들이 7일 남부 광둥성 선전의 기차역에서 길게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춘제(春節) 전후 40일의 특별수송 기간인 춘윈(春運)이 이날 시작되면서 중국의 위드 코로나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EPA신화연합뉴스


중국이 3년간 걸어 잠갔던 해외 입국 빗장을 푼 8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국제공항은 가족과 친구를 마중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온 승객들은 방역요원에게 이끌려 격리시설로 가지 않고 기다리던 지인과 만나 반가운 얼굴로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곧장 집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뒤 처음 맞는 춘제(春節) 전후 40일의 특별수송 기간인 춘윈(春運)도 7일 시작됐다. 입국 규제가 폐지되고 인구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중국의 위드 코로나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이날 오전 10시40분쯤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홍콩발 항공편이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게이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해외 입국자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별도 통로를 거쳐 당국이 지정한 시설로 이동해 일정 기간 격리해야 풀려날 수 있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홍콩을 경유해 베이징에 온 한 중국인은 “비행기에서 내리고 입국 수속을 마치는 데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코로나 이전 시대로 돌아갔다는 게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 신경보는 토론토에서 출발해 이날 0시16분 광둥성 광저우에 도착한 비행기가 격리 면제가 적용된 첫 국제선 항공편이라고 전했다.

다만 해외에서 들어온 사람 중 외국인은 많지 않았다. 아직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각국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실시 등 방역을 강화하면서 중국 방문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우두공항에 도착한 국제선 항공편 8개 중 중국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발을 제외한 노선은 3편에 그쳤다. 중국은 이날부터 홍콩 주민들에 대해서도 격리 없는 인적 왕래를 재개했다.

설 명절인 춘제 연휴를 앞두고 도시 농민공들이 고향 방문에 나섰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다음 달 15일까지 이어지는 춘윈 기간 연인원 20억95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막는다며 고향 방문을 자제시켰던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들이 한꺼번에 각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고령자가 많고 의료시설이 취약한 농촌 지역에서도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대응 합동방역통제기구는 위드 코로나 기조에 맞춰 발표한 새로운 방역지침에서 상황에 따라 다시 방역을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새 지침은 바이러스 변이 상황과 유행 강도, 감염률 및 의료자원 부족 정도 등에 따라 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여기에는 재택근무 및 온라인 수업, 대규모 행사 보류, 실내 공공장소 수용 인원 제한 등이 담겼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오미크론 계열 변이 감염자 중 폐렴 증세를 보인 사람은 약 8%로 파악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의료정책국 자오야후이 사장은 이날 방영된 CCTV 인터뷰에서 “폐렴으로까지 증세가 악화한 감염자의 비율은 8% 안팎으로 높지 않다”며 “그러나 14억 인구 중국에서 감염자 수 자체가 많으므로 폐렴 증세를 보인 사람 역시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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