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게 감독 없이 경기…표류하는 흥국생명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표류하고 있다. 일주일 넘게 감독 없이 경기를 치렀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이 물러난다고 밝혔다. 팀 성적은 2위로 나쁘지 않지만, 구단이 일방적으로 권 감독을 경질했다. 구단이 내세운 이유는 “구단 뜻과 감독의 방향이 다르다”였다.
흥국생명과 권 감독의 결별은 과정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권순찬 감독과 함께 물러난 김여일 전 단장이 선수 기용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구단이 선수단 운영과 관련해 현장과 소통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그 근거가 빈약했다. 리그 2위를 달리고 있고, 우승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을 쓰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신임 신용준 단장은 “유튜브 등을 통해서 팬들이 댓글을 달았다. 그런 의견을 수렴했다”고 해명했다. 배구 전문가인 코칭스태프는 못 믿고, 여론에 휘둘렸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김연경은 “선수 기용에 관한 얘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구단 측이) 원하는 대로 했다가 몇 번 진 경우가 있었다. 부끄럽다”고 말했다. 팬들은 비상식적인 구단의 처사에 반발해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구단의 사태 수습도 서툴렀다. 지난 5일 GS칼텍스전에서는 이영수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그러나 이 코치는 이날 경기 직후 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튿날 김기중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김기중 감독은 박미희 전 감독 시절 4년간 수석코치를 지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은 김대경 코치가 대행을 맡았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계약이 아직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신임 감독은 아직 선수단과 만나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계 관계자 A씨는 “6일과 7일 훈련에 김 감독이 참여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흥국생명은 일주일 넘게 팀을 지휘할 감독이 없는 상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한편 흥국생명은 이날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장염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화성=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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