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입국 동남아인 관광객 156명 잠적…3명 검거

베트남인 109명 최다‥필리핀 32명, 몽골 15명
출입국 당국, "불법 체류 우려"‥ 수사 중
유상범 의원, "무비자 입국제도 불법 체류 통로로 악용 안 돼"

[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동남아 등지의 외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제도가 취지와는 달리 불법 체류자를 양산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단체관광객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 시행 후, 10월에 2563명의 외국인이 양양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2035명, 필리핀 414명, 몽골 114명이다. 이 중 109명의 행방이 묘연해 출입국 당국이 수사 중이지만 2명만 검거했다. 무단이탈자 중에도 베트남인이 9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몽골 15명, 필리핀 1명 순이다.

제도 시행일을 기준으로 하면 4806명이 입국했고, 156명(3명 검거 포함)이 잠적했다. 이들 중에도 베트남이 2735명으로 가장 많이 입국했다. 필리핀은 1957명, 몽골은 114명이다. 전체 이탈자도 베트남이 10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 32명, 몽골 15명이다.

출입국 당국은 무단이탈자 발생이 많은 여행사의 지정 취소를 강원도에 요청하고, 검거한 2명은 이탈 경위와 브로커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한 뒤 본국으로 추방했다.

양양공항 무사증 입국제도는 '2023년 강원 세계산림 엑스포', '2024년 강릉 청소년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강원도의 건의를 법무부가 받아들여 시행했다.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등 3개국은 지난해 6월부터, 몽골은 지난해 10월부터 무사증 입국제도 시행에 따라 이들 나라의 5인 이상 단체관광객은 올해 5월 말까지 비자 없이 최대 15일간 강원도와 수도권을 여행할 수 있다.

유상범 의원은 "무사증 입국제도가 외국인 불법 체류의 통로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며 "유연한 외국인 정책을 활용함과 동시에 엄정한 체류 질서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원=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