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의 '미움 받을 용기'가 반갑다
4분의 뮤직비디오에는 생각보다 많은 함의가 들어 있습니다. 그 속에 든 상징과 비유를 짚어보면서, 창작자의 의도를 더듬어가면서 감상해보면 어떨까요. 과잉해석일지 모르지만, 그럼 뭐 어때요? <기자말>
[손화신 기자]
▲ 뉴진스 'OMG' |
ⓒ 어도어(ADOR) |
'뮤비 소재 나만 불편함? 아이돌 뮤비 그냥 얼굴이랑 안무만 보여줘도 평타는 치…'
이것이 갑론을박의 핵심이 된 쿠키 영상 속 문장이다. 뮤비는 환자복을 입고 정신병동에서 지내는 멤버들의 모습을 그리는데, 이어진 10초 가량의 쿠키 영상은 액자식 구성을 취하며 이 뮤비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 네티즌을 비춘다. 뮤비 소재가 불편하다는 토로를 적는 그에게 의사 가운을 입은 민지가 다가가 "가자"라고 말하며 뮤비는 완전히 끝난다.
▲ 뉴진스 'OMG' 뮤비 한 장면. |
ⓒ 어도어(ADOR) |
한마디로, 예상되는 대중의 반응을 앞질러 버리는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아이돌 뮤비는 그냥 얼굴이랑 안무만 보여줘도 평타는 친다는 걸 '알지만' 우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게 결국은 뉴진스가 말하고자 하는 바인 듯하다. 대중에게 무난하게 두루두루 사랑받는 방법을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계속 논의거리를 제시하고,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태도 자체가 이 뮤비의 메시지인 것.
이번 'OMG' 논란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몇 해 전 우리사회를 강타했던 베스트셀러 도서 <미움 받을 용기>가 생각났다. 뉴진스는 확실히 이번 'OMG'를 통해 일부 대중에게 미움 받았다. 자신들이 말한 것처럼 '얼굴이랑 안무만 보여주는 뮤비를 찍으면' 고공행진 중인 인기에 조금의 오점도 남기지 않을 텐데 굳이 이런 걸 찍어서 미움과 논란을 자초했다. 하지만 미움 받을 걸 알고서 의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건 미움 받을 용기를 낸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 뉴진스 'OMG' 뮤비 한 장면. |
ⓒ 어도어(ADOR) |
뉴진스가 보여준 미움 받을 용기는 아무튼 인상적이다. 대중의 평가를 받기만 하는 수동성을 탈피해 대중에게 쓴소리를 내뱉은 주체적인 행보다. 다만, 너무 직접적이어서 멋은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쿠키 영상에서 특정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지정한 것도, 그곳에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네티즌에게 민지가 "가자"라고 말하는 대사도 별로였다.
▲ 뉴진스 'OMG' |
ⓒ 어도어(AD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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