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강이슬 대활약…웃음꽃 핀 3년 만의 여자농구 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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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오늘 안 오셨으니까. 팬분들, 3년 만에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내년에도 기대해주세요." 푸른색 바지와 분홍색 조끼 차림의 부산 BNK썸 센터 진안(27)이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만원 관중 앞에서 '별 중의 별'로 뽑힌 기쁨이 그대로 묻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꼬박 1092일 만에 올스타전이 열린 도원체육관엔 이날 1622명의 관중이 찾아와 전석 매진 사례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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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오늘 안 오셨으니까. 팬분들, 3년 만에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내년에도 기대해주세요.” 푸른색 바지와 분홍색 조끼 차림의 부산 BNK썸 센터 진안(27)이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만원 관중 앞에서 ‘별 중의 별’로 뽑힌 기쁨이 그대로 묻어났다.
진안은 8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68표 중 무려 65표가 몰렸다. 블루스타 팀 소속으로 경기를 시작한 진안은 양 팀 통틀어 첫 득점을 신고하며 초반부터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환승 챌린지’를 통해 상대 팀인 핑크스타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뒤에도 활약은 이어졌다. 최종 기록 33득점 20리바운드로 핑크스타의 98대 92 승리를 지켜냈다.
존재감은 경기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경기에 앞서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노래 넥스트 레벨(Next Level)에 맞춰 모습을 드러낸 그는 시종일관 웃으며 코트를 누볐다. 골 세리머니도 다양했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에게 헌정하는 ‘팔짱 세리머니’가 대표적이었다. 베스트 퍼포먼스상까지 차지하며 이날 상금으로만 500만원을 받은 그는 “블루스타에 있다가 핑크스타에 간 바람에 (한 턱씩) 다 사게 생겼다”고 장난기 섞어 불평했다.
공교롭게도 3쿼터 중반 진안과 유니폼을 바꿔 입은 강이슬(29) 역시 이날 MVP급 활약을 펼쳤다. 3점 슛만 12개를 성공시킨 그는 최종적으로 올스타전 역대 최다인 42점을 몰아넣으며 득점왕 상을 받았다. 또 1쿼터 직후 열린 3점슛 컨테스트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나서 19점을 기록하면서 김애나와 이소희를 따돌리고 WKBL 최고 슈터 자리를 사수했다.
상금 방석에 앉은 둘을 제외한 양 팀 선수들도 작심한 듯 저마다 준비해온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블루스타 김한별이 공을 잡고 드리블하자 핑크스타뿐 아니라 같은 팀 선수들까지 픽픽 나가떨어졌다. 현역 최고령 한채진이 공을 잡자 코트 위 나머지 9명은 일제히 동작을 멈추고 시간을 거스르는 장면을 연출했다.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보인 유승희는 이벤트에 참여한 남성 팬이 자신을 못 알아보자 “열심히 하겠다”며 허리를 숙여 웃음을 자아냈다. 백보드 패스, 더블 클러치 등 정규 시즌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화려한 기술들도 성패를 떠나 눈을 즐겁게 했다.
선수 이외의 ‘깜짝 손님’들도 3년 만의 여자농구 축전을 빛냈다. 2쿼터 도중 팬 투표 1위 신지현의 지목을 받은 한 남성 관객은 핑크스타 팀원들의 호위하에 하프라인에서 드리블을 시작해 득점에까지 성공했다. 그에 앞서 왕년의 남자농구 스타 이승준(45)은 블루스타 배혜윤 유니폼을 빌려 입은 채 아내 김소니아(30)를 일대일로 수비하다 나동그라져 폭소를 유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꼬박 1092일 만에 올스타전이 열린 도원체육관엔 이날 1622명의 관중이 찾아와 전석 매진 사례를 이뤘다. 직접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판매하고 미리 준비한 댄스 공연을 펼친 선수들의 열정이 행사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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