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 영남부터 쳤다…최악 공기질 만든 '3대 악재'

천권필 2023. 1. 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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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전국 9개 시, 도에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대기가 뿌옇다. 뉴시스


미세먼지와 황사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주말 동안 전국이 올겨울 들어 최악의 공기질을 기록했다. 수도권 등 9개 시도에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8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61㎍(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나쁨(36~75㎍/㎥)’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61㎍/㎥, 52㎍/㎥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이에 수도권 등 전국 9개 시도에는 초미세먼지 위기경보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서울시는 주말 내내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등 공공 야외 체육시설 운영을 중단했고 석탄발전소도 가동을 줄였다.


①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기 시작한 건 지난 5일부터다. 서울시의 경우 나흘 연속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전국이 오랫동안 미세먼지에 갇혀 있는 건 공기질을 악화시키는 3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한반도를 덮쳤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발 미세먼지가 서풍 기류를 타고 한반도로 유입됐다. 일반적으로 북서쪽부터 확산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남동쪽에 있는 영남 지역에서부터 초미세먼지가 거꾸로 퍼졌다. 이는 내륙 상공을 통과하던 중국발 미세먼지가 영남 지역에서 하강 기류를 만나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윤종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총괄예보관은 “일반적으로는 대기 하층부터 국외발 미세먼지가 밀고 들어오지만 대기 상층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에는 국외 미세먼지가 대기 상층을 통해 유입된 상황에서 영남권에 먼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②겨울 황사의 습격


서울 등 전국 9개 시, 도에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8일 서울시청 인근 전광판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표출되고 있다. 뉴시스
5일부터 점차 상승하던 미세먼지 농도는 주말인 7일과 8일에 정점을 찍었다. 이는 중국 북부와 고비 사막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추가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에 한반도에 남아 있던 미세먼지와 황사가 뒤섞이면서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 수치가 동시에 ‘매우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입자가 작은 중국발 미세먼지와 달리 토양에서 날린 황사의 경우 비교적 입자가 큰 편이다.

서울의 경우 7일 오후 2시부터 미세먼지주의보와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동시에 유지되고 있다. 서울에서 두 주의보가 동시에 발효된 것은 2021년 11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③불지 않는 바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해소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한반도가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공기의 흐름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날려 줄 강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일 평균 풍속은 3일부터 평년(초속 2.3m)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중국발 미세먼지에 국내에서 발생한 오염물질까지 쌓이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수도권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12일까지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 총괄예보관은 “미세먼지가 강하게 유입된 상황에서 강풍이나 비 등 공기질을 해소할만한 요소가 당분간 없다”며 “추가 유입은 없겠지만 잔류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13일 이후에야 전국의 미세먼지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낮 기온이 최고 10도를 웃도는 등 포근한 겨울 날씨도 이번 주 후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은 평년보다 3~5도가량 높아 낮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도 안팎, 강원 동해안과 남부 지방은 10도 안팎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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