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엔 불황없다’…삼‧셀‧롯, 바이오 ‘덩치 키우기’ 경쟁 한창

이수기 2023. 1. 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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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모르는 바이오업계,
SK바사‧CJ제일제당도 맹추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제4공장을 완전 가동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분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은 24만L 설비를 갖춰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는 4공장 생산능력의 25%만 가동 중이지만, 목표대로 올해 전체 가동에 돌입하면 이 회사의 생산능력은 60만4000L로 커진다. 글로벌 CMO(의약품 위탁생산) 업계 최강자였던 스위스 론자의 생산능력이 30만3000L(2020년 기준)였다.

지난해 10월 부분 가동에 성공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이 공장의 연간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은 24만L에 달한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도 올해 11월까지 6만L 규모의 제3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제3공장에는 2740억원이 투입됐다. 제3공장이 완공되면 셀트리온은 25만L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제3공장은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그만큼 탄력적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반도체 같은 다른 산업 분야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지만,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선 증설 경쟁이 한창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몇 안 되는 성장 시장이어서다.

8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0년 3400억 달러(약 426조원)인 시장 규모는 2026년에는 6220억 달러(약 780조원)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불황은 남의 얘기다. 한 예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지난해 4분기에만 각각 2200억~26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 “식품 이익 줄어들때, 바이오는 40% 증가”


후발주자들도 생산력 확대를 위해 잰걸음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이하 BMW)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3만5000L 규모)을 1억6000만 달러(약 208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국내 공장 부지 선정 검토를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또 시러큐스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70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한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천 송도에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3만413.8㎡(약 9200평) 규모의 부지도 사뒀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셀트리온 측은 “올해는 바이오시밀러 산업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한 해”라고 규정했다. 이 회사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0%가 넘는다. 국내 판매 개시 10여 년 만에 거둔 성과다. 램시마는 미국 등 전 세계 100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램시마에 더해 항암용 바이오시밀러인 ‘베그젤마’는 최근 캐나다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베그젤마는 전이성 유방암·난소암 등에 쓰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스카이코비원의 기반 기술을 활용해 백신 사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또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그린(식품·농업) 바이오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올해는 화이트(환경·에너지)와 레드(의료·제약) 바이오로 넓혀간다는 목표다. 레드 바이오의 경우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면역항암치료제(CJRB-101)의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 화이트 바이오 역시 이 회사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공장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해양 생분해 소재(PHA)의 본 생산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의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 야경. 이곳에선 해양 생분해 소재인 ‘PHA(polyhydroxyalkanoate)’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측은 “매출은 바이오가 식품의 절반이 채 되지 않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이미 식품을 넘어섰다”며 “국내 식품 사업의 이익이 -2.8%를 기록할 때 바이오 관련 영업이익은 40% 넘게 커진 게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결국 바이오 관련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단 얘기다.

이수기·김민상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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