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끝까지 간다? 러 지상군 28만인데 "15일 50만 추가징집"
러시아가 오는 15일 최대 50만 명의 병력을 추가 징집하기 위해 동원령을 내릴 것이란 우크라이나 군 당국자들의 관측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안드리 체르냐크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대변인은 “러시아는 이달 중순, 지난해 9월 발령했던 부분 동원령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추가 징집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징집 대상은 일부 전략산업 중심지를 포함한 대도시가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바딤 스키비츠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부국장은 “러시아가 병력을 추가해 우크라이나 북·동·남부에서 올 여름 이전 대규모 공습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추가 징집 규모를 50만 명으로 예상하는 이유에 대해선 “도네츠크와 하르키우, 자포리자에서 공격을 감행하면서 동시에 헤르손과 크림반도 방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배치된 러시아 지상군 규모가 28만 명이라고 했다. 개전 초기 15만 명이었던 러시아 지상군은 지난해 9월 부분 동원령을 통해 징집한 30만 명 중 15만 명이 추가됐다. 나머지 15만 명은 훈련 중이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러시아는 병사와 무기의 숫자를 늘리는 데 혈안이 돼 있고, 병력 규모에서 우크라이나를 압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습에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발렐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지난달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2023년 2~3월 사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공격은 돈바스가 아닌 벨라루스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은 탄탄하지만, 벨라루스가 참전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고 우려했다.
그간 추가 동원령에 대한 러시아의 공식 입장은 “가능성 없다”는 것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부분 동원령 이후 “추가 동원령은 필요도 없고, 의미도 없다”며 동원령에 선을 그어왔다. 은퇴한 러시아군 장성인 안드레이 구룰료프 역시 지난 4일 “러시아 정부가 6개월 안에 두번째 동원령을 발표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공식 입장과 별개로, 러시아 일각에선 동원령 발표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러시아 극우 민족주의 평론가이자 전직 정보장교인 이고르 스트렐코프는 개전 1년째가 되는 다음달, 러시아가 동원령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두번째 동원령은 물론 세번째 동원령도 내려질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승리하려면 최소 50만 명의 군인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러시아 병력 50만 명이 추가되더라도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이 향상될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러시아군은 병력 규모뿐 아니라 리더십·탄약 및 훈련 부족 등 총체적 난국으로, 훈련되지 않은 추가 병력 50만 명을 추가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러시아가 이번 공습에서도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푸틴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며 향후 6~8개월이 이번 전쟁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일 러시아 국방부와 문화부에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 정부식 표현)에 참가한 군인들의 영웅적 행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과 상영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의 러시아군 전문가 다라 마시코트는 “푸틴의 행동은 추가 동원령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봤다. 앞서 지난해 10월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행정실 제1부실장은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민중의 전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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