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가 횟집 시가냐"…새해 1100만원 내린 테슬라에 불만 폭주
동네 횟집 주인이 계절 따라, 수급 따라 바꾸는 시가인가. 시시각각 변동하는 고무줄 가격인가. 들쑥날쑥한 테슬라의 전기차 가격 책정을 놓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6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 등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초부터 1년 가까이 가파르게 가격을 인상해왔으나 새해 들어서는 가격 인하에 나섰다.
이번 가격 인하 조치로 국내 판매가는 지난해 말보다 600만~1165만원이 내렸다. 테슬라코리아에 따르면 모델3(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가격은 6434만원으로 책정됐다. 7034만원에 판매한 지난해 말 대비 600만원(8.5%)이 내렸다. 모델Y(롱레인지) 판매가는 8499만원으로 작년(9664만원)보다 1165만원(12.1%)이 인하됐다.
앞서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국내 판매가를 수 차례 인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테슬라코리아는 국내 판매가를 5차례나 인상했다. 지난해 9월 테슬라 모델Y(롱레인지)는 9665만원에 팔렸는데 동일 모델의 경우 2021년 말에는 6999만원에 불과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인플레이션으로 완성차 업계의 차량 가격 인상이 비일비재하지만 테슬라의 가격 인상은 거의 폭동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새해에 가격이 인하되면서 중국 시장에선 모델3(일반모델)가 22만9900위안(약 424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13.5%가 인하된 가격이다. 모델Y는 지난해와 비교해 10%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 내 판매가를 낮춘 건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갑작스러운 가격 인하로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를 산 일부 고객은 청두 전시장과 상하이 배송센터를 찾아가 “차값을 환불해 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잦은 판매가 변경은 기존 완성차 기업에선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현대차그룹 등은 일반적으로 신모델 출시나 부분변경 모델 출시에 맞춰 판매가를 조정한다.
시장에선 테슬라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하 조치를 판매 부진 때문으로 해석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5만5796대를 인도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해 21% 줄어든 수치다.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테슬라 모델3의 국내 판매량은 6965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모델Y는 6073대가 팔렸는데 이는 10.6%가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고무줄 가격’으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것은 주식 시장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179.05달러를 기록하던 테슬라 주가는 이달 6일 113.06달러로 내려앉았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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