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만에 뒤바뀐 전교회장, 교사는 자해…초등학교서 무슨 일이
전북 군산의 한 초등학교 전교 회장 선거 결과가 뒤바뀌어 논란이다. 선거 업무를 맡았던 교사가 개표 결과지를 위조한 정황이 나왔고, 문제가 불거지자 이 교사는 자해를 시도했다.
전북교육청은 8일 “군산 모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에서 담당 교사 A씨가 개표 결과지를 위조한 정황이 드러나 군산교육지원청에서 지난 4일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개표 결과 받은 뒤 조작한 듯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지난달 29일 3·4·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전교 임원 선거를 치렀다. 전교 회장 선거엔 올해 6학년에 올라가는 5학년 학생 2명이 출마했다. 선거는 군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하는 전자 투표 시스템을 활용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투표하고, 학교는 선관위에서 취합한 개표 결과를 받아 발표하는 방식이다.
학교 측은 선거 당일 “투표 결과 기호 1번이 56표, 기호 2번이 53표를 얻어 1번이 3표 차로 학생회장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3일 학교 홈페이지에 정정 공지를 냈다. 선거 닷새 만에 당락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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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학생 부모 “워터마크 없고 문서 형식 달라”
앞서 낙선한 학생 부모는 지난 2일 군산시선관위 측에 “개표 결과가 이상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회장·부회장 선거 개표 결과지 형식이 다른 점을 수상히 여겼다고 한다. 부회장 개표 결과지의 투표인 수 등은 표 테두리 안에 여백을 두고 적힌 반면 전교 회장 결과지 숫자는 모두 테두리에 바짝 붙어 있었다.
또 전교 회장 결과지 투표자 합계 ‘109’ 옆엔 온점(.)이 발견됐다. 더욱이 선관위가 불법 복사를 막기 위해 삽입한 워터마크도 없었다. 해당 부모는 학교 측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학교 측은 선관위를 방문해 탈락한 기호 2번이 실제론 3표 더 얻은 점을 확인했다. 이후 두 후보 부모와 협의를 거쳐 개표 결과를 바로잡았다.
이 과정에서 선거를 담당했던 A교사는 교장과 낙선 학생 부모에게 “잘못했다. 책임지겠다”며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고 한다. 이후 학교에서 자해를 시도했다. 동료 교사가 연락이 닿지 않자 연구실에 혼자 쓰러져 있는 A교사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현재 A교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A교사는 올해 3년째 이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처음 당선된 학생에게 특정 과목을 가르치긴 했으나, 담임을 맡은 적은 없다고 한다. 학교 측은 “본 선거 결과는 (애초 당선된) 학생, 학부모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감사와 함께 회장 선거에 출마한 두 학생과 부모에 대한 심리 상담도 병행할 방침이다. 한성하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A교사 건강 상태에 따라 13일까지인 감사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며 “회복하는 대로 조사해 조작 의도 등 의문점을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군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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