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일 새벽 가게 앞서 넘어진 행인이”… 사장님의 호소

송태화 2023. 1. 8. 1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게 앞 테라스에서 장난을 치다 넘어진 행인 측으로부터 병원비 배상을 요구받고 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곱창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A씨는 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가게 앞 테라스에서 혼자 넘어진 손님이 수술했다고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가 공개한 CCTV 사진을 보면 지난 1일 새벽 0시19분쯤 C씨와 8~10세 남짓한 손자 D군이 A씨 가게 앞 테라스를 지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억울함 호소하며 동료 업주들에게 하소연
“장난치다 넘어진 행인 측이 병원비 배상 청구”
가게 앞 테라스를 지나던 일행이 눈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듯 미끄러지며 장난을 치고 있다. A씨가 공개한 CCTV 영상 캡처본. A씨 제공

가게 앞 테라스에서 장난을 치다 넘어진 행인 측으로부터 병원비 배상을 요구받고 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곱창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A씨는 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가게 앞 테라스에서 혼자 넘어진 손님이 수술했다고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가게 앞에서 장난치다 넘어진 행인 측이 수술비, 치료비를 명목으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가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밝힌 사연은 이렇다. A씨 가게가 입주해 있는 상가의 관리소장에게 지난 1일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공휴일인 이날은 A씨 가게의 휴무일이었다.

관리소장은 이날 새벽 A씨 가게 앞에서 C씨(70대·여)가 넘어져 다쳤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C씨 며느리 B씨와의 대화 내용을 전달했다. B씨는 C씨가 이 사고로 왼쪽 어깨 골절상을 당해 병원에서 수술 받았다며 관련 비용을 청구했다고 한다.

가게 앞 테라스를 지나던 C씨(70대·여)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모습. A씨가 공개한 CCTV 영상 캡처본. A씨 제공


A씨가 공개한 CCTV 사진을 보면 지난 1일 새벽 0시19분쯤 C씨와 8~10세 남짓한 손자 D군이 A씨 가게 앞 테라스를 지나고 있다. C씨는 다른 식당에 방문한 뒤 근처에 있던 A씨 가게 앞을 지나고 있었다고 한다. D군이 눈과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듯 장난을 치자 C씨 역시 이를 받아주고 있다.

CCTV에는 다소 위험한 자세로 테라스 울타리에 매달려 있는 D군의 모습도 담겼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던 할머니와 손자의 놀이는 잠시 후 C씨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끝이 난다.

A씨는 이 사건으로 B씨가 C씨의 병원비를 일부 배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할머니께서 다치신 건 정말 안타깝고 속상하다”면서도 “며느님께서 CCTV를 본 이후 병원비를 요구하고 있다. 가게 측 과실을 주장하며 책임을 지라고 하니 상당히 억울한 마음”이라고 하소연했다. 다행히 C씨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현재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가게 앞 테라스를 지나던 C씨(70대·여)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모습. A씨가 공개한 CCTV 영상 캡처본. A씨 제공


A씨는 직접 B씨와 만나 대화한 내용도 전했다. 그는 B씨와 만난 자리에서 “할머니께서 길이 미끄럽다는 걸 알고 계신 상태에서 장난을 치시다 넘어지셨다”며 “저희 가게는 휴무였고 다른 가게 손님으로 왔다가 다치신 걸 왜 저한테 (병원비를) 요구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B씨는 “가게 앞 관리를 하지 않은 책임은 해당 매장 업주에게 있다. 아이들이야 놀 수 있는 것인 만큼 장난을 쳤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미끄러운 건 상가의 책임”이라고 맞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후 정당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

A씨는 “B씨가 상가 관리소장과의 삼자대면에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가게 측 과실을 주장했다”며 “가게 측도 과실만큼 병원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억울한 마음이 가장 컸고, 결국 금전적인 부분이 언급돼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가 관리소에서 염화칼슘을 뿌렸다고 하지만 테라스 특성상 미끄러운 곳이 어떻게 전혀 없을 수 있겠느냐. 게다가 휴무일이었던 데다 늦은 새벽 시간이었다”며 재차 하소연했다.

A씨의 게시글은 동료 업주 수십 명이 댓글을 달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사연을 접한 자영업자들은 대체로 A씨 배상 책임이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A씨를 옹호한 이들은 위험한 자세로 눈·얼음 위에서 노는 C씨와 D군의 모습이 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긴 점, A씨 가게가 휴무일이었고 늦은 새벽 시간이었던 점, 상가 관리소 측이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의 조치를 한 점 등을 언급했다.

한 자영업자는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서 “법적인 과실을 따져본 뒤 건물에서 가입한 화재보험이나 영업배상책임보험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