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다량 생산" 장담한 김정은…뒷배는 암호화폐 해킹?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북한이 올해도 사이버 공격으로 스파이 활동과 암호화폐 탈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전원회의에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을 천명했는데, 이를 현실화하려면 암호화폐 해킹 등에서 돈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7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국제 사이버 보안업체인 '판다 시큐리티'는 최근 발표한 '2023 사이버 안보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암호화폐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북한 정권의 통치 자금 확보를 위한 해킹 공격이 급증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북한은 암호화폐 탈취를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정유석 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 연구위원은 "국제사회의 제재망이 좁혀지면서 암호화폐 해킹은 북한의 주요 외화수입원으로 자리했다"며 "올해 김정은이 제시한 국방 분야를 비롯한 방대한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연계된 해킹조직의 불법 사이버 활동의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 한·미·일 당국이 관련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어 북한의 의도대로 실현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북한의 사이버 활동 관여 인사에 대한 제재 대상 지정과 사이버 분야 제재 부과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 유관국과 조율을 거쳐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등에 대한 제재안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8월부터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워킹그룹을 열어 이를 추적·방지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미 국무부와 공동으로 서울에서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을 개최해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수법과 대응 사례를 공유했다. 북한 입장에선 암호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데다 사이버전 모든 영역에서 한·미·일이 공조를 강화하고 있어 암호화폐의 탈취 자체는 물론 이들의 현금화가 예전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에선 김정은 시대를 관통하는 전략노선인 '자강력제일주의'가 한계에 봉착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3년째 국경을 봉쇄한 상황에서 외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전원회의 결과보고에서 자력갱생을 통해 제재 상황에서도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데, 일부 간부들이 패배주의와 기술신비주의에 빠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며 "북한 경제가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인해 기술적 한계와 전반적인 자원 고갈에 직면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올해 북한의 경제성장과 민생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2022년 연말 전원회의에서 예년보다 성과에 대한 언급을 대폭 축소해 발표했고 2023년도 계획과 관련해서도 건설사업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3년 차가 되는 올해에도 여전히 경제 성장과 민생 개선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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