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최지훈 대신 박해민, 이유는 역시 “경험”

차승윤 2023. 1. 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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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O리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지난 4월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연장 10회말 2사 1,2루 이정후의 타구를 중견수 박해민이 달려가 잡아내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최고의 수비수는 둘이지만, 자리는 하나였다. 한국 대표팀은 경험을 선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최종 30인 명단을 발표했다.

최정예 멤버로 선발된 가운데 외야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김현수, 박해민(이상 LG 트윈스) 나성범(KIA 타이거즈) 박건우(NC 다이노스)까지 총 5명이 승선했다.

외야는 지난 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들이 모인 곳이다. 선수의 종합 성적 지표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야수 전체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외야수들이 차지했다. 이중 타격 5관왕과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정후와 역시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나성범이 각각 WAR 전체 1위(8.53)와 3위(6.74·이상 스포츠투아이 기준)를 기록했다. 여기에 2008년부터 국가대표로 출전해온 베테랑 김현수가 국제 무대에서 두 사람과 합을 맞추게 됐다.

네 번째 외야수로 예상되는 박건우 역시 타격이 으뜸이다. NC와 FA(자유계약선수)로 6년 100억원의 계약을 맺은 지난해 부상으로 111경기에만 출전했지만, 타율이 0.331로 전체 3위를 기록해 이름값을 했다. 다른 외야수들이 모두 좌타자라 우타자로서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네 명이 '타자' 역할을 중심으로 선발됐다면, 딱 한 명은 수비와 주루에서 기대를 받고 대표팀에 오르게 됐다. 박해민은 지난해 타율 0.289 3홈런으로 타격에서 다른 네 명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대신 그는 통산 도루 342개를 기록한 준족이고, 그리고 리그 으뜸으로 평가받는 외야 수비력이 남다르다.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이번 대표팀 외야진은 리그 최고의 타자들로 구성됐다"며 "수비에서는 박해민이 있고, 박건우는 다른 타자들이 모두 좌타자라 우타자 한 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선발했다. 코칭 스태프에서는 대주자와 대타 역할도 해줄 것이라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이 지난해 12월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SSG 랜더스 최지훈이 수비상을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다만 승선이 아쉬운 선수가 한 명 있다. 지난해 SSG 랜더스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던 최지훈이다. 최지훈은 타율 0.302 10홈런 31도루를 기록, WAR 5.48(야수 전체 4위)의 호성적을 남겼다. 특히 수비에서는 좌·중·우를 모두 소화하면서 박해민과 견주는 정상급 수비력을 선보였다. 시즌 후에는 리얼글러브 수비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각종 수비 부문 상을 가져갔다.

대표팀도 최지훈 선발을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니다.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최지훈도 마지막까지 기술위원회와 코칭 스태프가 모두 고민했던 후보다. 다만 코칭 스태프 쪽에서는 경험적인 측면에서 해민이가 지훈이보다 조금 더 좋았다고 평가했다. 아무래도 해민이가 대표팀에 먼저 나가본 경험이 있지 않나”라고 전했다.

조 위원장의 말처럼 박해민은 국가대표 경험이 두 차례 있다. 그 역시 최지훈과 같은 시기를 거치면서 국가대표에 승선했다. 2014년부터 1군 주전 외야수가 됐던 그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야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빠른 발과 수비를 인정받고도 그 가치를 뒤늦게 인정받았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은 아니었지만, 6경기 타율 0.429(7타수 3안타)로 제 역할 이상을 해냈고 이어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7경기 타율 0.440(25타수 11안타)로 '국대 체질'을 증명했다.

아쉬움을 삼켜야 했지만, 최종 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최지훈 본인의 경쟁력은 확인됐다. 지난해 활약을 이어간다면, 20대인 그가 KBO리그 최고의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인정받는 건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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