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아십니까' 못 뿌리치는 나, 왜? [별별심리]
◇친근감·상냥함으로 포장, 경계 허물고 포교 활동
A씨가 당한 심리테스트는 사이비종교에서 길거리 포교 활동을 벌일 때 쓰는 흔한 전략 중 하나다. 위 사례처럼 심리테스트를 권유하는 것처럼 다가가는가 하면, 미래에 대해 상담해준다며 접근하기도 한다. 이후 검사 결과와 해결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겠다고 하면서 어디론가 데려가거나 연락처를 받고 다음 약속을 잡는다.
유형만 다를 뿐 그들의 전략은 대부분 비슷하다. 첫 번째 목표는 친근감을 주고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평범한 복장을 하고 온화한 미소와 말투로 다가가 “인상이 아주 좋으세요”, “잠깐 시간 괜찮으실까요?”로 시작해 “요즘 어떠세요?”, “고민 있으세요?”, “제가 들어드리게요”와 같은 말들을 늘어놓는다. 최근에는 사람들의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길을 묻는 것처럼 다가가 자연스럽게 포교활동을 하는 사례도 볼 수 있다.
◇이야기 못 끊고 계속 듣기도… 성격·상황 등 영향
길거리 포교에 대처하는 자세는 두 가지로 나뉜다. 듣자마자 뿌리치고 자리를 떠나거나 말 거는 사람 자체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부 사람들은 뿌리치지 못하고 계속 그 자리에 서서 이야기를 듣는다. 듣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상한 곳으로 끌려가거나 돈이나 연락처를 건네주는 사례도 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사람과 이상한 이야기, 이상한 상황인데 왜 뿌리치지 못할까?
사연이 있다. 우선 ‘성격’이다. 성격상 거절을 못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고 이야기를 끊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향적·순응적인 사람일수록 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쉬우며,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사람, 흔히 말하는 ‘착한 아이 증후군’이 있는 사람도 조금만 들어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끊지 못할 수 있다. 순수하게 호기심이 많거나 상대방을 잘 믿는 사람 또한 판단력을 잃은 채 길거리 포교 활동의 타깃이 되곤 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성격이 유약하면 다른 사람의 강압적인 말투에 제압되기 쉽다”고 말했다.
현재 처한 상황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 그럼에도 이야기하고 의존할 대상이 없는 사람 등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누군가 말을 걸고 다가오면, 그 목적이 포교라고 해도 경계하지 못하고 오히려 의존하게 될 위험이 있다.
◇낯선 사람 경계 필요… 판단력 기르고 거절하는 방법 배워야
사이비종교의 길거리 포교 활동은 해서도 응해서도 안 된다. 포교를 가장해 금전을 요구한다면 이는 범법 행위다. 성격, 상황 상 어려워도 거절하고 회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말투와 행동, 요구가 정상적인지 판별할 수 있는 판단력을 기르고, 거절하는 방법 또한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 자신이 힘든 상황이고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해도, 처음 보는 사람이 아무런 목적 없이 다가와 호의를 베풀 가능성은 낮다는 사실 역시 인지해야 한다. 김상균 교수는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우선 경계하고, 정확히 판단·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대학생, 청소년일수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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