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태극마크…국가대표 최지만 “배고픔이 있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은 인천동산고를 졸업한 2010년 미국으로 날아갔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고 빅리거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무대는 예상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5년 넘게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그토록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때는 2016년 4월 6일.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역대 19번째 한국인 빅리거가 됐다.
오랜 기다림을 마친 최지만은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로 이적하면서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쳤다. 이듬해 127경기에서 타율 0.261 19홈런 63타점 54득점으로 활약하면서 주전 1루수를 꿰찼다. 2020년에는 뜻깊은 기록도 써냈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야수 최초로 출전한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각각 1호 홈런과 1호 안타를 터뜨렸다.
이처럼 오랜 기간 미국에서 활약하며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최지만. 그러나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가 하나 있었다. 바로 태극마크다. 10년 넘게 프로로 뛰는 동안 국가대표라는 타이틀과는 좀처럼 연이 없었다. 그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프리미어12 그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많은 국제대회가 열렸지만, 태극마크는 늘 최지만을 빗겨갔다.
이러한 최지만에게 귀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3월 열리는 WBC를 앞두고 발표된 30인 최종엔트리로 포함되면서 마침내 나라를 대표할 무대를 맞이하게 됐다.
올 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최지만은 “배고픔이 있었다”는 말로 태극마크를 향한 간절함을 대신했다
최지만은 “앞서서 조범현 기술위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눈 터라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발표가 그날(4일)인지는 몰랐다. 어쩐지 주위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며 멋쩍게 웃고는 “그동안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국가대표로 뛰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지만은 최근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결정된 트레이드를 통해 탬파베이에서 피츠버그로 급작스레 둥지를 옮겼다. 또, 뒤이어서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아 현재 휴식과 재활을 병행하고 있다.
WBC 활약을 위해선 몸 상태 회복과 피츠버그 구단의 재가가 절실한 최지만은 “지금 컨디션은 제로라고 말할 수 있다. 일단 미국에서 몸을 만들어야 한다. WBC 출전과 관련해선 계속 어필하고 있다. 구단과 만나 더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4강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 메이저리거 최지만의 경험과 능력을 필요로 한다. 또, 한국계 빅리거인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적응에도 최지만이 적지 않은 몫을 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최지만은 “안 그래도 에드먼과 WBC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사실 에드먼이 한국계 선수인지 몰랐는데 한국말로 인사를 먼저 해 와서 알게 됐다. 한국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한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모든 경기를 다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야구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미국으로 떠난 최지만은 피닉스 자택에서 잠시 머문 뒤 다음달 구단 스프링캠프로 합류했다가 2월 14일 이강철호가 있는 투산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영종도=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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