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고 지원자 절반 마감 직전 접수…눈치작전 더 치열해졌다
올해 대학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에 지원한 수험생들 사이에서 눈치작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응시생이 줄어들면서 정시 경쟁률은 하락했지만, 통합수능으로 인한 교차지원 변수 등이 복잡한 셈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모집에서 전체 지원자 1만 4013명 중 절반 이상인 7667명(54.7%)이 접수 마감 직전 3시간 사이에 원서를 냈다.
통상 각 대학은 과열경쟁을 방지하고자 특정 시간대 이후로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데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는 접수 마감 3시간 전부터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시간 동안 수험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학과의 마지막 경쟁률 동향을 고려해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학과에 원서를 넣는 이른바 ‘눈치작전’을 벌인다.
문과가 더 치열 “교차지원 불안심리 작용”
눈치작전은 이과보다 문과가 더 치열했다. 인문계열 학과에선 전체 지원자(6603명) 중 56.6%가, 자연계열 학과에선 전체 지원자(7410명) 중 53.0%가 접수 마감 직전 3시간 사이에 지원이 몰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이 도입된 첫해인 지난해 이과생의 이른바 ‘문과침공’을 지켜본 수험생들의 학습효과로 올해 눈치경쟁은 더 커졌을 것”이라며 “수학 점수 차에 대한 불안과 이과의 문과교차지원 등에 대한 불안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과별로 보면 연세대 아동가족학과가 마감 직전 3시간 사이에 전체 지원자의 93.8%가 몰리면서 가장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진 학과로 나타났다. 접수 마감 당일 오후 2시까지 지원자는 4명에 불과했지만, 경쟁률이 비공개로 바뀐 뒤 접수를 마감한 오후 5시까지 61명이 추가로 지원했다. 이어 연세대 행정학과(90.3%), 서울대 아동가족학과(88.1%) 순으로 마감 직전에 지원자가 몰렸다. 자연계에선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88.3%), 연세대 산업공학과(86.8%),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84.2%)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학과에서도 눈치작전은 문과가 더 치열했다. 인문계열에선 서울대 경영대학(49.7%), 연세대 경영학과(49.6%), 고려대 경제학과(47.9%) 순으로 경쟁이 치열했고, 자연계열에선 연세대 치의학과·고려대 의과대학(36.4%), 연세대 의예과(32.3%), 서울대 치의학(29.8%) 순으로 마감 직전에 지원자가 몰렸다.
경쟁률은 하락…서울대 3.18대 1
올해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는 모두 경쟁률이 하락했지만 통합수능의 여파로 눈치작전은 여전히 치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는 올해 3.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경쟁률 4.13대 1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4.7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연세대는 올해 3.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고려대는 3.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지난해 경쟁률 3.72대 1보다 소폭 하락했다.
임 대표는 “통합수능 2년차에도 학과별 경쟁률에 상관없이 이과생의 문과 교차 합격은 상당수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권 주요대의 정시 경쟁률이 하락했어도 문·이과 교차지원의 수는 대학별로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돼 합격 예측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시 합격자 발표일은 중앙대가 오는 13일, 고려대 27일, 서울대는 2월 3일, 연세대 2월 6일이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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